"역시 롯데가 살아야". "우리 히어로즈가 저렇게 잘하면 어떡해". 롯데 자이언츠와 우리 히어로즈가 시즌 초반 나란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두 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개막 4연승으로 올 시즌을 맞은 롯데는 6승 2패를 기록하며 삼성과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2.59)에 이어 전체 2위(3.1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탄탄한 선발진과 유일하게 3할 타율(.304)을 올리며 폭발하고 있는 타선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8개 구단 중 히어로즈와 함께 유이하게 아직 연패를 기록하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야구 관계자들은 롯데의 초반 돌풍을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 롯데의 성적이 곧바로 프로야구 인기 자체를 올리며 관중 동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홈구장인 사직구장에는 평균 2만 734명의 관중이 찾았다. 총 관중수에서는 6만 2201명으로 LG(11만 3989명)에 이어 2위로 밀려있다. 하지만 경기당 평균 관중수는 LG(1만 8998명)를 제치고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른 7개 구단 경기장도 밀려드는 롯데 팬으로 활력이 넘치고 있다. 500만 관중을 목표하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로서도 함박 웃음을 지을 만하다.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비롯해 돌아온 마포 마해영 등이 시즌 전부터 이슈가 돼 관중몰이를 예고했다. 반면 히어로즈의 돌풍은 한마디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실 히어로즈의 성적은 '돌풍'이라기보다 '의외'에 가깝다. 2000년 들어 3차례의 우승을 포함 통산 4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현대 선수들의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만큼 1위를 달린다 해도 별반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창단 전부터 우여곡절을 겪었고 창단 후에도 연봉 체결에서 선수와 구단의 갈등이 불거져 팀 사기가 현저하게 떨어졌을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또 한 달이나 늦은 전지훈련 때문에 시즌 초반 과연 제 기량을 발휘할지도 의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4강 외 전력 평가를 받은 것이다. 또 히어로즈의 상승세가 아직은 프로야구 인기와 동떨어져 있다는 점도 롯데의 그것과 비교되고 있다. 임시거처지였던 수원을 떠나 목동이라는 확실한 홈구장을 가졌지만 관중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메이저리그식 운영으로 선수와 팬 모두에게 인정받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지만 정작 목동구장을 찾은 관중은 경기당 2792명에 그치고 있다. 7위인 한화(평균 5511명)와 비교해도 훨씬 못미친다. 다른 7개 선수들도 히어로즈의 돌풍이 불편하다. A구단의 한 선수는 "히어로즈보다 못한 구단은 내년 연봉이 도대체 얼마나 된단 말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고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선수는 "히어로즈 선수들은 당장 내년 연봉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과연 베테랑 선수들의 연봉이 대폭 깎이는 것을 본 어린 선수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느냐"며 안타깝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히어로즈의 연봉 협상은 프로야구선수협회와의 갈등을 여전히 내포하고 있는 상태다. 언제 다시 폭발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연봉 감액규정 삭제, 군보류수당 지급 거부 등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사업자 단체금지행위 위반에 관한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기 때문이다. 이렇듯 양팀의 돌풍을 바라보는 시선도 차이가 나고 있다. 그러나 두 팀을 바라보는 공통된 시선이 존재한다. 두팀 모두 훈련량이 다른 팀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두팀의 시즌 초반 돌풍이 시즌 끝까지 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