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마침내 만났다. 2008시즌 초반 프로야구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한 삼성과 롯데가 8일부터 10일까지 대구구장에서 첫 3연전을 벌인다. 나란히 6승2패로 승률 7할5푼을 마크하며 1위 자리를 공유하고 있는 삼성과 롯데는 선두권을 굳힐 찬스를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 ‘달구벌 빅뱅’이다. 1999년 플레이오프 이후 오랜만에 비등한 전력으로 만나는 점에서 더욱 기대되는 영남 라이벌 3연전 관전포인트 3가지를 짚어본다. ① 선동렬 vs 로이스터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역시 사령탑 맞대결이다. 물론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감독의 색깔이 많이 입혀지는 게 바로 야구다. 두 감독은 야구 스타일이 사뭇 다르다. 최고 투수 출신 선 감독은 마운드를 중심으로 팀을 운용한다. 불펜에 중심을 둔 마운드 운용 능력은 최고로 평가받는다. 이른바 ‘지키는 야구’를 앞세워 2005, 2006년 데뷔하자마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해부터 희생번트를 줄이고 타자들에게 맡기는 보다 더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마운드와 수비를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한다. 리드를 잡은 시점에서는 중심타자들도 대수비로 교체한다.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선임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매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빅리그 출신답게 큰 틀에서 공격적인 야구를 추구한다. 한 베이스씩 더 노리고, 전진하는 베이스러닝을 강조하는 등 동적인 야구를 펼치고 있다. 선수들에게도 몸과 마음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감동을 주는 타입이다. 물론 때때로 야단 칠 때도 있지만, 충분한 설명이 뒤따른다. 아직 '로이스터표' 야구는 확실하게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상대를 뒤흔드는 것이 요체다. 무조건적인 번트보다 상황에 따라 움직이거나 허를 찌르는 작전이 많다. ② 인내심 vs 적극성 삼성과 롯데는 시즌 초반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약속이라도 한 듯 테이블세터에서 중심타선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좋다. 팀 타율(0.304)·출루율(0.380)·장타율(0.449)·홈런(10개) 등 공격 주요 부문에서 모두 1위에 랭크된 롯데는 팀 득점이 50점으로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삼성도 만만치 않다. 팀 타율(0.255)·장타율(0.375) 모두 3위에 랭크돼 있고, 출루율은 2위(0.366)다. 팀 득점은 38점으로 롯데 다음이다. 두 팀 모두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도 강하다. 롯데는 득점권 타율도 3할1푼9리로 전체 1위다. 삼성 역시 득점권 타율이 2할8푼3리로 롯데의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두 팀의 타격 스타일은 다소 다르다. 삼성은 인내심을 기초로 한다. 선동렬 감독이 부임한 뒤로 3년 연속 팀 볼넷 부문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삼성은 올 시즌에도 41볼넷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전반적으로 타자들이 타석에서 볼을 잘 고르고 기다리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올 시즌 롯데 타자들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볼넷도 32개로 이 부문에서 3위지만, 적극적인 타격을 하고 있다는 것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가장 달라진 부분으로 지적된다. 이는 삼성의 꾸준함과 롯데의 폭발력으로 상징된다. 인내심과 적극성의 대결로 요약되는 타선 맞대결도 지켜볼 만하다. ③ 선발진 vs 불펜진 3연전 선발 맞대결 카드가 매우 흥미롭게 이뤄졌다. 1차전에서는 윤성환(삼성)-장원준(롯데)이 맞붙는다. 두 투수 모두 팀을 이끌어갈 영건이다. 미래를 점칠 수 있는 대결이다. 2차전에서는 배영수(삼성)-이용훈(롯데)이 로테이션상 충돌한다. 지난 2000년 각각 고졸·대졸신인으로 삼성에 입단했지만 이후 희비가 엇갈렸다. 흥미로운 대결이다. 3차전에서는 전병호(삼성)-손민한(롯데)이 예정돼 있다. 양 팀을 대표하는 베테랑 투수들로 노련미의 투구를 지켜볼 수 있을 전망. 삼성(3.20)-롯데(3.48)는 선발진 방어율 부문에서 KIA(2.51)에 이어 각각 2~3위에 랭크돼 있어 초반 선발 맞대결이 중요하다. 3연전 관건은 역시 경기 초반이 될 공산이 크다. 롯데는 50득점 가운데 32.0%에 해당하는 16득점을 1회에 기록했다. 초전 박살로 경기를 지배했다. 삼성 선발진이 경기 초반에 롯데 타선을 어느 정도 틀어막는다면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불펜은 아무래도 삼성이 조금 더 낫다. 권혁·권오준·안지만 그리고 오승환이 중심이 된 삼성 불펜 방어율은 1.87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 2위지만 실질적인 1위나 다름없다. 반면 롯데는 불펜이 삼성보다는 조금 약하다. 불펜 방어율이 2.57로 4위. 강영식이 성장했지만, 마무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임경완이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