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보면 어떤 투수가 빈볼을 던지겠어요”. 요즘 잘나가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에서 최고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사람은 외국인들이다. 첫 외국인 사령탑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물론이고 함께 온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코치, 그리고 중심타선을 이루고 있는 빅리그 출신 좌타자 카림 가르시아 등이다. 이들 3명 중 가장 무서운(?) 이가 가르시아다. 가르시아는 일단 첫 인상부터 격투기 선수를 연상케 한다. 가르시아는 얼굴 모양새가 ‘60억분의 1 사나이’로 유명한 세계적인 격투기 스타 표도르 에밀리아넨코와 흡사하다. 가르시아도 일본 등에서 활동할 때부터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인정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경기 중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격한 행동으로 분노를 표출, 상대의 기를 꺾는다. 가르시아는 지난 3일 SK전서 배트가 금이 가며 우익수 플라이에 그치자 분을 참지 못하고 허벅지에 대고 부러뜨렸다. 이따금씩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를 볼 때 보았던 그 장면이요, 롯데가 배출했던 최고의 용병 타자 펠릭스 호세가 종종 선보였던 괴력의 모습이었다. 화끈한 홈런포로 홈런더비 공동 선두를 이루고 있는 가르시아는 이처럼 경기장 안에서 무서운 방망이 솜씨와 함께 거친 인상으로 상대방의 기를 꺾고 있다. 가르시아의 화끈한 성격을 지켜본 구단 관계자는 “상대 투수들의 빈볼성 몸에 맞는 볼은 없을 것 같다. 호세 못지 않게 성격이 불같은 가르시아에게 감히 누가 빈볼을 던지겠냐”며 예전 호세를 떠올렸다. 다혈질이었던 호세는 2001년 삼성 투수 배영수가 빈볼성 공을 던지자 1루에 나간 뒤 마운드에 올라가 배영수의 얼굴을 가격한 적이 있다. 가르시아도 뉴욕 양키스 시절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등을 맞히자 일전을 벌인 적도 있다고. 구단 관계자는 “우리팀에는 격투기 선수 2명이 있다. 가르시아는 ‘표도르’이고 가르시아와 가장 친한 손광민은 ‘추성훈’으로 불린다. 손광민의 얼굴 생김새도 격투기 스타 추성훈과 흡사하다”며 웃었다. 롯데의 시즌 초반 돌풍과 함께 한국무대 성공 가도를 향해 달리고 있는 가르시아가 한국 팬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초반 불같은 상승세에서 방망이가 주춤하고 있는 가르시아가 한국 무대에서 호세 못지 않는 활약을 펼칠 것인지 주목된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