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한 홍성흔, '반전' 노린다
OSEN 기자
발행 2008.04.08 10: 20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지난 3월 25일 뒤늦게 연봉협상을 체결한 포수 홍성흔(31)이 지난 6일 SK 와이번스전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명성을 과시했다. 홍성흔은 이날 6번타자 겸 포수로 나서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는 동시에 2개의 도루를 저지하며 김경문 감독의 걱정거리를 씻어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경기 후 "홍성흔이 2군서 잘 준비한 것 같다. 좋은 활약을 펼쳐줘서 고맙다"라며 그의 활약을 칭찬했다. 특히 홍성흔은 3회 정근우, 7회 모창민의 2루 도루를 깔끔하게 막아내며 좋은 송구를 보여줬다. 둘 다 100m를 11초대에 끊는 빠른 주자들이라 쉽지 않은 승부였지만 홍성흔의 송구는 완벽하게 2루 베이스를 향했다. 송구를 받은 동료 이대수까지 놀라게 한 깨끗하고 정확한 송구였다. 상체의 잔동작이 없었다. 손과 미트가 어깨 쪽으로 따라 올라갔다가 손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공을 잡은 오른손만이 송구 동작으로 이어졌다. 고질적인 부상을 털어낸 왼쪽 발목 또한 확실한 축이 되어 홍성흔의 송구를 더욱 정확하게 했다. 모두 포수에게 꼭 필요한 기본 동작들이었다. 5회 박재상에게 3루 도루를 내주긴 했으나 이는 홍성흔의 송구가 약했다기보다 번트에 능한 타자 조동화에 대응해 펼친 내야수비 시프트 탓이었다. 3루수 김동주가 번트에 대비해 앞으로 나가있던 상태라 3루 도루에 대응하기 힘들었다. 이렇듯 홍성흔은 도루 저지에서 완벽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9회초 2사 2루서도 홍성흔의 활약은 빛났다. 홍성흔은 SK가 자랑하는 잠수함 마무리 정대현을 상대로 가운데로 몰린 2구 째를 깨끗하게 받아치며 팀을 영봉패 위기서 구해냈다. 실투를 욕심내지 않고 적시타로 연결해낸 홍성흔의 타격 또한 가장 기본적인 타격이라 더욱 눈부셨다. 홍성흔은 연봉계약 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 홍성흔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동계훈련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홍성흔은 단 11일 만에 맹활약으로 복귀신고를 마쳤다. 8일 대결을 펼칠 한화 이글스 또한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한화는 6일 팔꿈치 부상을 호소하던 외야수 고동진을 2군으로 보내고 삼성서 데려온 발빠른 내야수 이여상을 1군으로 올렸다. 뒤늦게 잠재력을 발산하고 있는 추승우 또한 빠른 주자다. 한화 또한 다이너마이트 타선에 불이 붙지 않을 경우 빠른 주자들을 앞세워 돌파구를 마련할 작정이다. 그러나 홍성흔이 6일 경기처럼 간결하고 정확한 2루 송구를 보여준다면 그들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도 크다. 기본에 충실하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홍성흔이 5연패에 빠진 팀을 수렁에서 구해낼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hu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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