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부활한 KBS 2TV ‘개그콘서트-봉숭아 학당’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7일 첫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봉숭아 학당’은 신인 개그맨들을 주축으로 한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신선하다’는 반응과 산만한 진행으로 ‘예전보다 못하다’는 반응이 팽팽히 대립했다. 양립하고 있는 시청자 반응에서 ‘봉숭아 학당’이 가진 가능성과 한계점을 엿볼 수 있다. 끼 있는 신인 개그맨들이 ‘봉숭아 학당’의 희망 ‘봉숭아 학당’은 ‘개그콘서트’ 중에서 유일하게 ‘코너’가 아닌 ‘캐럭터’가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다. ‘봉숭아 학당’에서 재미있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주목받아 인기 개그맨으로 성장한 이들이 유독 많다. 신인 개그맨들의 꿈이자 기회인 이유다. 새롭게 시작한 ‘봉숭아 학당’에는 김인석, 김준호 등 선배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신인 개그맨들이 주축이 됐다. 수려한 외모의 개그맨 허경환은 ‘부산싸나이’로 출연해 재치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그의 멘트 속에는 불리한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달변으로 대처하는 뻔뻔함이 엿보인다. 뚜렷한 캐릭터가 없엇던 ‘왕비호’ 윤형빈은 슈퍼주니어, 빅뱅, 원더걸스 등 인기 아이돌 그룹 뒷담화로 10만 안티팬을 모으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중고 신인 남진우는 ‘얼마니 남’으로 데뷔 8년만에 처음으로 주목받았다. 박나래는 성형사실을 개그로 승화 시켰고 ‘나온나’ 정태호는 나훈아 패러디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신인개그맨들은 동료들과의 캐릭터 경쟁에서, 함께 무대에 서는 선배 개그맨들의 조언과 노련함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한다. ‘봉숭아 학당’은 끼 있는 개그맨들이 학습하고 이들을 끌어 주는 선배들이 함께하는 무대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무한하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변화에 대한 부담감 ‘봉숭아 학당’은 심현섭 유세윤 정종철 강유미 임혁필 등 수 많은 인기 스타를 배출하며 ‘개그콘서트’의 대표 코너로 각인돼 있다. 시청자들의 기대가 큰 만큼 제작진은 부담이 크다. ‘봉숭아 학당’에서 선보인 캐릭터는 총 14명이다. 그나마 17개의 캐릭터 중 3개가 편집돼 줄어들었다. 14명의 캐릭터가 제 몫을 소화해내려면 진행이 빠르고 산만할 수 밖에 없고 솔직하고 예리한 시청자들은 이점을 놓치지 않았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첫 녹화할 때부터 ‘산만함’을 인정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청자 트렌드에 발 맞추고 ‘올드’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는 감수해야만 했다. 연출을 맡은 김석현 PD는 “첫 녹화라 아직 산만하고 부족한 점이 많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캐릭터를 계속 변화시켜 나가다 보면 점차 자리를 잡아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고 김준호 역시 “스피드있게 진행돼 지루하다는 생각을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히려 제작진의 이러한 노력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시청자들은 빠르게 변하는 만큼 반응도 즉각적이고 솔직하다. 첫회에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하면 마음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다. 일단 많은 씨를 뿌려놓고 튼튼한 모종으로 골라내겠다는 발상은 위험할 수 있다. ‘봉숭아 학당’이 옛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실력파 신인들을 앞세워 빨리 안정된 진행으로 시청자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선사해야 한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