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떠벌이'로 유명했던 마크 그레이스가 구설수에 올랐다. 경기 중계 도중 특정 선수를 비아냥대 팬들과 선수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중계팀에서 경기 해설을 하고 있는 그레이스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와 콜로라도전 9회 콜로라도 마무리 매니 코르파스가 마크 레널스에게 트런홈런을 허용,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자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아마 코르파스는 공에 바셀린을 충분히 묻히지 않은 것 같다". 공에 바셀린 등 이물질을 묻히는 행위는 엄연한 금지행위다. 공에 심한 변화를 줄 수 있어 야구에선 금기시된다. 심판에게 적발될 경우 그 즉시 퇴장감이다. 그레이스가 한 말은 평소 코르파스가 부정투구를 일삼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그렇지 않아도 코르파스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부정 투구 의혹에 시달린 인물.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당시 스포츠 드링크를 유니폼 가슴에 뿌린 뒤 유니폼의 젖은 부분에 손을 비벼 던졌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논란은 가라앉았다. 그레이스의 이날 발언은 코르파스가 부정 행위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의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공에 이물질을 여유있게 묻혔으면 리드를 날리지 않았을 텐데'라는 비꼼이 가득했다. 그러자 이날 중계를 인터넷 라디오 중계로 청취하던 콜로라도 팬들은 격분했다. "선수를 이런 식으로 매도해도 되는 거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자 그레이스는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선수를 비하하려는 의도가 절대 아니었다. 내 현역 시절 싱커를 잘 던지던 로저 맥도웰 같은 선수를 볼 때마다 우리는 '이물질이 묻어있는 않은 공 표면을 맞혀야 안타를 만들 수 있다'고 흔히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물론 콜로라도 선수들의 반응은 차갑기 그지 않다. 트로이 툴로위츠키는 "(현역 최고의 싱커볼러인 애리조나 에이스) 브랜든 웹이 투구할 때도 그가 같은 말을 하던가?"라며 냉소적으로 반문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한 '신데렐라팀' 콜로라도는 올 시즌 2승5패에 그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열받는' 콜로라도 팬들과 선수들의 가슴에 그레이스는 불을 지른 셈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