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떠야 드라마도 뜬다
OSEN 기자
발행 2008.04.09 07: 10

성공한 드라마에는 성공한 캐릭터가 있다. 드라마가 뜨려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 인상적인 캐릭터가 없는 드라마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 오랫동안 기억되기 힘들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고은찬(윤은혜 분), ‘주몽’의 소서노(한혜진 분), ‘쾌도 홍길동’의 허이녹(성유리 분)은 독특한 캐릭터로 드라마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드라마 종영 후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에서도 캐릭터가 살아 있는 작품이 높은 시청률로 많은 사랑 받지만 캐릭터 부재의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온에어’는 김하늘, 송윤아, 이범수, 박용하 4명의 주인공이 모두 개성이 뚜렷하다. 도도하고 싸가지 없는 톱스타, 대박 시청률 드라마만 쓰는 변덕스러운 작가, 한때 잘나갔지만 지금은 가진 거라고는 자신감 하나 밖에 없는 매니저, 이제 겨우 입봉하면서도 끝까지 자존심은 못버리는 PD, 주인공들은 모두 극단적이지만 누구 하나 대 놓고 미워할 수 없이 애착이 간다.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천하일색 박정금’, SBS‘조강지처 클럽’은 아줌마 캐릭터가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KBS2 ‘장밋빛 인생’에서 맹순이로 화려하게 컴백한 최진실은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 여고생, 억척 아줌마, 톱스타의 스캔들 상대역으로 시시각각 변신하면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천하일색 박정금’의 타이틀롤 박정금은 자식과 남편이 아니라 밤낮 범인을 쫓아다니느라 눈코 뜰새 바쁘다. 배종옥은 적지 않은 나이에 온몸으로 연기하느라 고되지만 그 덕에 ‘엄마가 뿔났다’와의 경쟁에서 선전하고 있다. ‘조강지처 클럽’은 등장인물들의 이름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다. 바람난 남편에게 복수의 칼을 가는 ‘나화신’(오현경 분)과 ‘한복수’(김혜선 분), 아내 덕에 의사까지 됐으면서 고마운 줄 모르는 ‘이기적’(오대규 분), 처량한 기러기 아빠 ‘길억’(손현주) 등은 이름만 봐도 어떤 역할인지 감이 온다. SBS ‘행복합니다’의 김효진은 재벌집 딸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기존의 캐릭터와는 달리 소신있게 자기 의견을 말하고 사랑 앞에서 당당하며, 남자들과 떳떳하게 경쟁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그러면서도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어 어른을 공경하고 남을 배려할 줄도 아는 다부진 신세대 여성이다. 시청률에서 고전하고 있는 몇몇 작품들을 보면 딱히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없는 공통점이 있다. ‘싱글파파는 열애중’ ‘아빠셋 엄마하나’ ‘코끼리’ ‘못말리는 결혼’ 등은 시청자들의 눈을 한번에 사로잡을 만큼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 캐릭터 부재의 드라마는 치열한 시청률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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