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지난 8일 경기서 9-4로 모처럼 마음 편하게 이기며 상승세의 발판을 다졌다. 게다가 롯데와 함께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킨 우리 히어로즈를 상대로 한 승리여서 기쁨은 두 배였다. 또 ‘중고신인’인 2년차 우타 외야수 김준호(24)가 홈런 포함 2안타 4타점을 올리는 활약으로 주전 외야수 도약을 바라보게 됐다. 이날의 히어로는 ‘깜짝 활약’을 펼친 김준호였다. 하지만 LG 코칭스태프와 구단으로서 더 기쁜 일은 주전 3루수 김상현(28)의 활약이었다. 김상현은 이날 2루타 2개를 날리며 올 시즌 처음으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9게임 만에 나온 첫 멀티 히트로 상승기류를 탈 조짐이다. 사실 김상현은 LG 구단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지난해부터 주전 3루수로 기용하며 타선의 한 축을 이뤄주기를 고대했지만 김상현은 기대에 못미쳤다. 상무 시절에는 2군 홈런왕을 차지할 정도로 기대주였지만 복귀 첫 해인 지난 시즌에는 2할3푼5리로 실망스런 성적표를 냈다. 홈런은 7개. 지난 겨울에도 김용달 타격코치와 함께 고된 훈련을 거듭하며 약점 보완에 집중했다. 김용달 코치는 김상현의 테이크백 동작을 작게 하는 등 약점인 변화구 공략에 보다 적응토록 주문했다. 파워가 좋은 선수이므로 맞추는 기술을 좀 더 보완하는 데 역점을 둔 것이다. 하지만 김상현은 올 시즌에 들어서도 여전히 답보상태였다. 겨울 강훈련에도 불구하고 무안타로 경기를 마치는 날이 많았고 타율은 부끄러울 정도였다. ‘푼수타율’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였다. 지난 5일까지 타율이 8푼이었다. 공격이 제대로 되지 않다보니 많이 좋아진 수비에서도 보이지 않는 실책이 나왔다. 공수에 걸쳐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는 시점이었다. 김상현 등 기대주들의 미진한 활약으로 공격력에 심각한 약점을 드러내자 코칭스태프와 구단은 트레이드를 고려하기에 이르렀다. 구단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안 것일까. 김상현은 6일 경기서 1안타를 때리며 방망이에 감을 잡더니 8일 경기서 2안타를 치며 본격적인 방망이 가동 태세에 들어갔다. 8일 현재 26타수 4안타로 1할5푼4리로 ‘푼수타율’을 벗어났다. 아직은 안심할 수준은 못되지만 김상현의 방망이가 잘 돌아가는 것에 LG는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고 있다. 1승보다도 더 반가운 김상현의 부진 탈출 '신호탄'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