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런던, 이건 특파원]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앞두고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AS 로마의 키플레이어로 만치니와 더불어 다니엘레 데 로시를 꼽았다. 당시 중앙 미드필더에 문제를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었던 퍼거슨 감독으로서는 AS 로마의 데 로시같은 미드필더가 탐났을 것이다. 데 로시는 지난 시즌 1차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2차전에서도 1-7로 대패할 때 유일한 만회골을 넣으며 팀의 자존심을 추스린 바 있다. 그로부터 1년 후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퍼거슨 감독은 로마에서 가진 기자회견 도중 '데 로시를 좋은 선수로 꼽았는데 지금도 유효하나?' 는 이탈리아 기자의 질문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고 응수했다. 이미 좋은 중앙 미드필더진을 보유했기에 데 로시가 남달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퍼거슨 감독의 데 로시에 대한 견해 변화가 예언이라도 된 것일까? 10일 오전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데 로시는 큰 실수를 범하며 팀의 탈락을 막지 못했다. 이날 주전 미드필더로 나선 데 로시는 팀 내 다른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었다. 그러나 안데르손, 하그리브스, 캐릭으로 이어지는 맨유의 막강 미드필더 라인에 막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전반 30분이었다. 맨유 문전을 돌파하던 만치니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웨스 브라운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로마의 스팔레티 감독은 키커로 데 로시를 지명했다. 그러나 데 로시의 페널티킥은 골대를 훨씬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이후 로마는 후반 들어 카를로스 테베스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는 등 주도권을 완전히 맨유에게 내주며 0-1로 패배 8강에서 패퇴했다. 경기 후 스팔레티 감독은 "데 로시가 지난 주말 제노아와의 경기에서 중요한 득점을 해주었다. 그런데 오늘은 실수를 했다" 며 자신의 선택에 대해 아쉬워했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