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삼성과 롯데는 한국 프로야구에 길이 남을 초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팀들이다. 지난 1988년 11월~12월, 최동원·김용철·김시진·장효조 등 대선수들이 포함된 초대형 트레이드를 2차례나 단행하며 총 11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바뀌입었다. 그러나 트레이드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당사자들 모두 트레이드 이후 하향세를 걸었다. 하지만 삼성과 롯데는 이때를 제외하면 트레이드 결과가 좋았다. 가장 최근 단행한 신명철(삼성)-강영식(롯데) 트레이드도 윈-윈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이동수·박석진↔박동희·김종훈 1997년 6월27일 삼성과 롯데는 이동수·박석진과 박동희·김종훈의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트레이드 당시 포커스는 이동수와 박동희에게 맞춰져있었다. 3루수 경쟁에서 김한수에게 밀려 자리를 잃은 이동수를 거포가 부족한 롯데가 원했고, 투수가 부족했던 삼성은 광속구의 박동희가 필요했다. 하지만 트레이드는 곁가지로 들어갔던 박석진과 김종훈에 의해 결과적으로 윈-윈이 됐다. ‘잠수함’ 박석진은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롯데 불펜의 절대적인 핵으로 활약했다. 199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도 박석진이 있었다. 외야수 김종훈은 삼성에서 대타와 대수비 등 백업멤버로 롱런했다. 좌투수 전문 타자로 지난해 은퇴하기 전까지 꾸준히 활약했다. ▲ 김주찬·이계성↔마해영 2001년 1월31일 전격 단행된 2대1 트레이드. 롯데 팬들은 눈물을 머금었다. 선수협 파동의 된서리를 맞은 마해영은 ‘고향’ 부산을 떠나 삼성으로 이적했다. 마해영을 데려온 삼성은 확실히 남는 장사를 했다. 마해영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년간 타율 3할1푼4리·101홈런·334타점으로 대활약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는 극적인 끝내기 결승 홈런으로 삼성의 21년 묵은 한국시리즈 우승 한을 풀었다. 마해영을 떠나보낸 후 암흑기를 맞았던 롯데지만, 아직 손익계산은 끝나지 않았다. 마해영은 먼 길을 돌고 돌아 롯데로 컴백했다. 과연 김주찬이 향후 어떤 활약을 보이느냐가 관건이다. 올 시즌 김주찬의 활약을 봐서는 윈-윈 트레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 노장진·김승관↔김대익·박석진 2004년 7월12일 삼성과 롯데는 2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노장진·김승관이 롯데로 가고 김대익·박석진이 삼성으로 오는 조건이었다. 트레이드 당사자 4인방은 지금 모두 팀을 떠났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충분히 윈-윈이 되는 장사였다. 노장진은 롯데에서 가장 위력적인 마무리 가운데 하나였다. 2005년 중반까지 롯데를 떠바친 수호신이었다. 그때 롯데 팬들이 그에게 붙여진 별명이 ‘노베라’였다. 올해 못지않게 돌풍이 일었던 2005년 초반에도 노장진이 있었다. 삼성은 박석진이 2005년까지 불펜에서 활약한 가운데 김대익이 대타 전문요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2005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 9회말 동점 홈런 한 방만으로도 삼성은 남는 장사였다. ▲ 강영식↔신명철 2006년 11월21일 단행된 강영식-신명철의 1대1 맞트레이드는 삼성과 롯데가 가장 최근 단행한 트레이드다. 애증의 선수들끼리 맞교환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끈 트레이드였다. 2년째를 맞은 강영식·신명철 트레이드는 윈-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적 첫 해부터 삼성에서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데뷔 첫 전경기 출장과 한 시즌 100안타를 돌파한 신명철은 올 시즌에도 주전 2루수이자 테이블세터로 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9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8득점·2도루를 기록 중이다. 강영식도 이적 2년째를 맞아 활약이 좋다. 4경기에서 5⅔이닝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하며 좌타자 원포인트를 넘어 롯데 불펜의 믿을맨으로 떠올랐다. 방어율이 1.59이며 피안타율은 1할5리밖에 되지 않는다. 득점권 피안타율과 승계주자 심점률도 제로다. 두 선수가 활약을 이어가며 삼성과 롯데의 새로운 윈-윈 트레이드로 등재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