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3년차 외야수 김현수(20)가 지난 9일 잠실구장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서 5회 홈런 타구를 잡아내는 멋진 수비를 선보이며 팀의 6연패 탈출에 숨은 공신이 됐다. 김현수는 두산이 2-1로 근소하게 앞선 5회초 김민재의 좌월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볼카운트 1-1서 두산 선발 게리 레스의 슬라이더(126km)를 받아친 김민재의 배팅 또한 일품이었으나 김현수의 수비가 더욱 빛났던 순간이다. 외야 수비 시 타구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2005년 8월 2차지명서 고배를 마셨던 김현수지만 이 순간만큼은 최고의 외야수였다. 특히 포물선을 읽고 타이밍을 맞춰 점프해 타구를 잡아낸 센스는 일품이었다. 만약 이 타구가 동점홈런으로 이어졌다면 두산의 5-1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기에 김현수의 수비는 더욱 값졌다. 김현수의 수비 센스는 사실 나쁘지 않다. 김현수는 신일고 시절이던 2005년 봉황대기 고교야구 대회 경주고전서 머리 위로 넘어가는 직선타구를 20m 가량 따라가 잡아낸 적이 있다. '발이 느리다'라는 편견을 깨는 동시에 수비 센스까지 갖췄다는 점을 보여준 좋은 수비였다. 물론 김현수의 외야수비는 아직 완벽하다고 보기 힘들다. 김현수는 8회초 김민재의 좌측 담장에 맞은 2루타 때 다소 미숙한 수비를 보여줬다. 김현수는 바운드를 읽고 공을 잡는 펜스 플레이를 위해 두 발자국 정도 거리를 두고 타구를 기다렸으나 공은 펜스를 맞고 바로 앞에 떨어졌다. 평소와 달리 경기 중 비가 내려 펜스 표면에 물이 맺혔다는 점을 감안해 조금 더 펜스에 다가가 타구를 처리해야 했다. 지난 시즌 2할7푼3리 5홈런 32타점을 기록하며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하는 동시에 신인왕 후보에 오르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준 김현수는 올 시즌 4도루(공동 5위, 9일 현재)를 기록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2할4푼1리 3타점에 그치고 있는 타격 성적 또한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세간에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추고 있는 김현수. 그의 2008 시즌 활약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chu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