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트랜디 드라마 속에서 멋진 외모를 가진 20대 남자 배우가 예쁜 20대 여배우와 호흡을 맞춰 드라마를 장악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그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는 20대 못지 않은 동안 외모와 30대 남성이 보여줄 수 있는 섹시함에 남성미까지 두루 갖춘 30대 배우들이 안방극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지상파 방송 3사 모두 굵직굵직한 미니시리즈, 사극, 주말드라마에 매력적인 30대 남자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아 30대 남성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매력을 보여주며 여심을 흔들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사랑해’ 안재욱(37), 수목드라마 ‘온에어’ 이범수(38), 박용하(31), 주말드라마 ‘행복합니다’ 이훈(35), 최근 종영한 KBS 2TV ‘싱글 파파는 열애중’의 오지호(32), 주말드라마 ‘대왕세종’ 김상경(36), MBC ‘이산’ 이서진(37), 수목드라마 ‘누구세요’ 윤계상(30), 주말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정준호(38), 정웅인(37), ‘천하일색 박정금’ 김민종(37)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드라마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매력은 대단하다. 이 배우들은 실제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나이가 나이인 만큼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지위를 차지하고 있고 부도 갖추고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그들이 꼭 타고난 재벌가의 아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평밤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서 직장 생활을 하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30대 중후반 정도가 되면 갖출 수 있을 법한 위치와 부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30대 배우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예전에 많은 인기를 얻었던 타고난 재벌가의 젊은 20대 실장, 청년과 아름다운 20대 여자 주인공과의 운명적인 사랑을 다룬 신데렐라 드라마, 20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청춘 드라마가 이제는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다. 운명 같은 신데렐라 이야기 대신에 어쩌면 현실에서도 가능 할 듯 한, 내가 한 살 한 살 나이가 먹듯 나의 짝이 될 그도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고 30대가 돼 가면서 20대에는 타고난 재벌이 아니면 갖추기 힘든 것을 적당할 만큼 갖추고 있을 것이고 그런 이들과의 로맨스가 더 현실성과 설득력 있게 비춰지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한번 만나기도 힘든 재벌남 보다야, 물론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실제 30대 남성이 가질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능력과 재력, 사회적 지위를 갖추고 있을 지는 몰라도 더 현실성이 있으며 거기에 외모 또한 멋지게 가꾸고 있는 그들이 이제는 여성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30대에만 접어들어도 위기를 느끼고 실제로도 캐스팅 기회가 줄어들고 맡을 수 있는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더 한정돼 있는 여자 배우들에게 30대가 됐어도, 40대를 바라보면서도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며 안방극장을 장악하고 있는 30대 남자배우들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그냥 듣기 좋게 하는 말이 아니다. 각자가 갖고 있는 능력이 얼마나 많은데,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게 굳이 나이가 아니라도 얼마나 많은데 나이라는 숫자에 각자가 갖고 있는 능력과 열정을 가둬놓는다면 그보다 더 아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여전히 매력적인 30대 남자 배우들의 활약을 보며 마음 한 켠이 든든하고 또 여자 배우들에게도 나이를 떠나 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당당함과 성숙미, 섹시미를 발산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happy@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