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숙 vs 멕 라이언, 연하남과 사랑에 빠지다
OSEN 기자
발행 2008.04.11 10: 44

충무로의 김해숙(53)과 할리우드의 멕 라이언(48)은 뭐가 닮았을까? 아들뻘 연하남과의 상큼한(?) 사랑에 빠졌다는 점이다. 물론 영화속 이야기다. '국민 엄마'로 불리는 김해숙은 이번에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버리고 새로 태어났다. 오점균 감독의 신작 '경축! 우리 사랑'에서다. 듬직한 남편(기주봉)이 버젓이 두 눈 뜨고 있는 하숙집 아줌마가 꽃미남 하숙생에게 마음을 줘버렸다. 아니 입술까지 냉큼 훔쳤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얼핏 추악한 불륜 영화겠거니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중년 여성이 새로운 사랑에 눈을 떠가는 일련의 과정은 여성 관객들의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든다. 어설픈 러브신은 배제하고 연기파 김해숙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세심하게 따라간 연출의 힘이다. '추격자'와 마찬가지로 톱스타 캐스팅없이 뛰어난 시나리오의 힘을 믿고 제작된 이 영화는 시사회후 빠른 속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호응이 강하다. 그러나 톱스타 마케팅을 사랑하는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들의 눈에는 흡족하지 않았던 지, 상영관이 그리 많지 않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렸던 메그 라이언도 벌써 내일모레 오십줄이다. 예전의 깜찍한 모습은 간데없고 얼굴 곳곳에 주름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늘씬한 몸매와 물기 촉촉한 눈동자, 싱그런 미소의 매력에서 관객들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던 그 때의 라이언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런 라이언이 '인 더 랜드 오브 우먼'에서는 역시 감성적인 연하남 극작가와의 짧지만 강렬한 사랑에 빠진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중산층 가정주분인 사라는 어느날 갑자기 유방암에 걸린 자신과 바람 피는 남편, 겉도는 딸 둘과의 관계에서 방황하기 시작한다. 그런 그녀 앞에 등장한 20대 중반의 멋진 남성 카터. 사라는 카터의 자상함에 끌려 자신의 십대 딸과의 데이트를 주선하기도 하지만 결국 강렬한 키스 앞에 무릎 꿇는다. 이 영화도 '경축! 우리사랑'처럼 마치 불륜의 온상인듯한 이야기지만 실제 전개는 잔잔하고 순수하게 흐르는 멜로 이자 성장 영화다. 배우 출신 존 캐스단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는, 아마도 한 번 마주친 적도 없었을 한 미 양국의 두 중년 여배우가 영화 속에서 닮은 꼴 로맨스에 빠졌다는 게 흥미롭다. mcgwire@osen.co.kr '경축! 우리사랑'과 '인 더 랜드 오브 우먼'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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