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 총장, ‘선수협 막무가내 소송’에 폭발
OSEN 기자
발행 2008.04.11 11: 03

“선수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열심히 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가 있습니까”. 야구인 출신으로 한국프로야구 실무총책을 맡고 있는 하일성(59)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끝내 폭발했다. 하일성 총장이 분개한 것은 지난 10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하 총장이 대표로 돼 있는 한국야구위원회 마케팅 자회사(KBOP)를 상대로 초상권 사용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하 총장은 “선수협에 정말 배신감을 느낀다. 사전 통고나 협의도 제대로 갖지 않고 어떻게 무작정 법에 호소할 수가 있나. 내가 선수들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구단들을 설득한 적이 꽤 있다. 그런데 이런 식의 막무가내 행위는 야구계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며 선수협의 법정 소송에 섭섭한 마음을 표출했다. 하 총장은 “최근 구단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선수연금도 폐지하자는 의견에 반대하며 제도 유지를 성사 시키는 등 선수들을 보호하는데 힘을 썼다”며 선수협이 사사건건 ‘법적 소송’ 운운하는 것에 대해 혀를 찼다. 선수협이 야구계의 일을 너무‘법대로’에 기대어 시끄럽게 하는 것은 야구발전을 위해 결코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 하 총장의 항변이다. 하 총장은 이번에 문제가 된 초상권료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을 했다. 하 총장은 “선수협에서는 왜 빨리 초상권료(30%)를 주지 않느냐고 소송을 했다고 하는데 아직 정산이 다 끝나지 않아서 못주고 있는 것 뿐이다. 언제 KBO가 안준다고 한 적이 있느냐. 지난 해에도 정산이 다 끝난 후인 5월에 일괄적으로 보내줬다. 구단 몫(70%)도 아직까지 배분하지 못했다”며 선수협의 소송제기를 비이성적인 행동이라며 몹시 불쾌해했다. 한편 KBOP의 관계자는 “선수협에서는 공문도 보내고 법적 소송도 사전에 알렸다고 하지만 말이 안된다. 우리하고는 제대로 협의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선수협에 초상권 사용업체들의 현황 등을 알려주고 모든 업체들의 정산이 끝나면 일괄배분하겠다는 뜻을 누누이 밝혔다”면서 선수협의 소송을 몹시 못마땅해 했다. 하 총장과 KBO는 선수협의 이번 소송을 두고 선수협 내부 문제를 외부로 돌리기 위한 한 방책으로 여기고 있다. 선수협이 선수들로부터 ‘구단들이 연봉 삭감제한 조치를 마음대로 없애는데도 선수협은 무엇을 했느냐’며 터져나오는 불만을 KBO를 상대한 소송으로 무마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하 총장은 야구계 대선배이기도 한 자신에게 깜짝 소송으로 골탕을 먹이려는 행위로 보고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야구계는 KBO와 선수협이 머리를 맞대고 대화로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를 법적 조치를 통해 대결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KBO와 선수협이 야구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할 시점에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선수협의 이번 초상권 소송은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행위라고 하더라도 법에 호소하는 방법 대해서는 야구계의 비판의 소리가 높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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