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이진욱(27)은 우울한 것 같다. ‘연애시대’ ‘썸데이’ ‘스마일 어게인’ 등 출연작 마다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역할이었고 선이 강한 외모 때문에 묵직하고 조용한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이진욱은 얘기 좋아하고 잘 웃고 농담 따먹기도 즐길 줄 아는 보통의 20대였다.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원래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는 그는 OCN 16부작 드라마 ‘썸데이’를 찍고 나서 많이 바뀌었다. 그의 인생도, 연기도. “예전에는 어려서 그런지 몰라도 행복하고 재미난 삶에 대한 욕구가 별로 없었다. 연기를 할 때도 표현하는 거 자체가 힘든 삶이 메리트가 있었다”는 이진욱은 부잣집 아들이지만 정신적인 아픔이 있거나 정신적으로 불안한 역할을 많이 했다. 그렇다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 특별히 아픔이 있는 건 아니지만 “쉬운 길은 가고 싶지 않다. 어려운 일을 해 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진욱의 이런 생각은 주위 사람들에게 걱정도 안겨줬는데 함께 작업했던 제작진은 “어린 나이에 너무 힘든 인생만 연기하면 너에게도 안 좋을 것 같다”고 종종 충고했다. 그런 이진욱이 ‘썸데이’의 ‘임석만’을 연기하면서 많이 바뀌었다. “내가 외로우면 남도 외로워진다는 것을 알았다. 석만이는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지만 굉장히 밝다. 그런 삶이 주위 사람들도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제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며 살고 싶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아직도 석만이가 했던 대사를 생각하면 가슴이 찡하고 혼자 집에서 종종 연습도 한단다. 혼자 있길 좋아하는 캐릭터였는데 ‘썸데이’에 출연하고 나서는 세상 밖으로 나온 느낌이다. 이후 출연했던 ‘에어시티’의 강하준이나 ‘비포&애프터 성형외과’ 한건수는 밝고 쾌할한 캐릭터다. 이진욱이 ‘임석만’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을 KBS 2TV 새수목드라마 ‘강적들’의 ‘강수호’를 보면서 느꼈다. 게다가 ‘썸데이’를 할때보다 연기자로 조금 더 성장했으니 더 설렌다. 강수호는 까칠하고 반항적인 캐릭터다. 그렇지만 사연이 있고 이유가 분명하다. 측은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어 구해주고 싶다. 행복하게 살아도 되는데 스스로 불행하게 사는 길을 선택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 그 사람의 일대기가 그려졌으면 좋겠다. 수호를 보면 굴곡많은 인생이 보인다. 그런 역할을 만나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느낌이다”며 드라마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이진욱은 “나는 하고 싶은 일은 하고 산다. 대통령 아들(강수호)은 나도 부담스럽다. 그래서 수호가 더욱 이해가 된다”고 밝혔다. miru@osen.co.kr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