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프로리그 2008시즌의 문이 활짝 열린다. 각 프로게임단의 전력이 평준상향화 돼 그 어느때 보다 뜨꺼운 각축전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자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달콤한 환상을 한 번 해봤다. 아래의 이야기들은 기자의 달콤한 환상일 뿐이다. 물론 장밋빛 일색의 환상은 금물이지만 2008시즌 프로리그 광안리 결승을 마치고 쓰는 결산 기사는 아래처럼 달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드디어 2008시즌의 문을 여는 프로리그 개막전이 12일 화사한 봄 날씨 속에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e스포츠 팬들을 열광시켰다. 올 시즌부터 단일리그 형태로 진행된 프로리그 정규리그는 공군 에이스를 제외한 11개 프로게임단의 전력이 평준화돼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이 3강 후보로 꼽은 르까프 MBC게임 CJ를 비롯해 전통의 '이동 통신사' 맞수인 SK텔레콤과 KTF가 명가의 위상을 되찾았고 다크호스로 꼽히던 STX 위메이드 이스트로가 돌풍을 일으키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향방이 정해지는 6월까지 상위 팀들을 물고 늘어졌다. 항상 최하위를 도맡아 책임지며 특히 최약체로 꼽히던 공군은 정규리그 연전연승의 기염을 토하며 창단 이후 첫 한자리 수 순위의 성과를 이뤘다. 한 마디로 2008 프로리그는 이제까지 리그가 진행되던 양상인 한두 개팀의 독주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혼전의 연속이었다. 광안리 결승 직행팀과 6위 팀까지 승차가 불과 3게임 이내의 혼전을 벌여 선수단은 시즌 막바지까지 안심을 할 수 없는 죽을 맛이었지만, 팬들은 치열한 경쟁에 환호했다. 물론 이 열기는 선수들에게 큰 힘으로 작용했다. 경기 내용도 이제껏 동족전 일색과 정해진 패턴으로 진행되던 단조로운 경기 양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기양상으로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또 상성상 불리한 경기도 이제는 선수들의 높아진 수준으로 쉽사리 승부를 점칠 수 없어 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여기다가 선배 게이머들의 분전이 눈부셨다. e스포츠의 아이콘인 임요환은 다승왕에 도전할 만큼 자신의 기량을 활짝 내보였고, '천재' 이윤열은 통산 다승 부문 질주를 거듭해 영광스러운 100승을 눈 앞에 뒀다. 부진에 허덕이던 홍진호 강민 박정석은 특유의 끈기와 오기를 살려 나란히 두자리수 승수를 올리며 전성기 때 기량을 찾았다. '본좌'로 칭송받던 마재윤도 팀플레이와 개인전을 가리지 않고 백의종군해 소속팀 CJ의 선봉 역할을 자처했다. 다시 '마재윤을 이겨라'라는 말을 유행시킬 정도. 그 동안 프로리그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서지수는 이제는 STX의 주요 전력으로 자리매김하며 빠져서는 안 될 존재로 성장했고, 경기장마다 넥타이 부대를 끌고다녀 단연 눈길을 모은다. 지난 시즌까지 경기 이외에는 별다른 흥미거리를 제공하지 못했던 경기장들도 편의시설의 대폭적인 개선으로 팬들의 기분을 한 껏 풀어주고 있다. 팬들은 집에서는 보는 안락함과 편안함으로 기분좋게 경기장을 찾아 e스포츠 경기장은 연일 만석을 채우고 있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