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두 번째 경험이었지만 처음처럼 흥분된 표정이었다. 정상호는 11일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에서 대타로 나선 13회초 2사 3루 볼카운트 2-2에서 마무리 송신영의 5구째 직구(137km)를 그대로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보냈다. 4-4로 팽팽하던 연장 승부를 6-4로 뒤바꾼 짜릿한 결승포였다. 정상호의 이 홈런은 4시간 54분에 걸친 올 시즌 최장 경기를 끝내는 것이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문학 LG전에서도 대타로 나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솔로포를 터뜨린 후 다시 주인공으로 조명을 받는 순간이었다. 팀은 이 홈런으로 7연승을 내달렸고 롯데, 삼성과 함께 공동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정상호의 목소리는 살짝 들떠 있었다. 정상호는 "볼카운트 불리했던 만큼 큰 것보다 작은 것을 노리고 있었다"며 "욕심 부리지 않고 편하게 돌린 것이 큰 것으로 연결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팀의 7연승을 자신의 손으로 이끈 것에 대해 "지난 개막전도 기쁘지만 내 손으로 연승까지 이어 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상호는 "언제 불러주실지 모르는 만큼 연습 때마다 경기 이미지를 떠올리고 있다"며 "항상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