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찬스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위 타선이기 때문에 내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를 거둬 기쁘다". 롯데 자이언츠 조성환(32)은 지난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올 시즌 첫 대결이 끝난 뒤 환한 미소를 지었다. 조성환은 이날 2루수 겸 8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하위 타선의 뇌관이라고 불릴 만큼 조성환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2회 3루수 강습 안타를 친 뒤 공이 뒤쪽으로 빠지는 틈에 2루까지 내달린 조성환은 아쉽게 태그 아웃됐으나 4회 첫 타석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1-2로 뒤진 4회 2사 2,3루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조성환은 상대 선발 윤석민과 볼 카운트 1-1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작렬했다. 롯데는 조성환의 천금 같은 적시타로 3-2 짜릿한 역전에 성공했다. 6회 2사 3루서 빠른 발을 앞세워 내야 안타를 만든 조성환은 3루에 있던 강민호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이날 경기의 수훈 선수로 선정된 조성환은 "전날 경기에서 패한 뒤 사직구장에 팬들이 많이 오시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야구장을 가득 메워준 것을 보고 꼭 이겨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윤)석민이의 구위가 좋은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니까 짧게 쳐야 겠다는 생각으로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2004년 병역 비리에 연루된 뒤 4년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온 조성환은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이날을 많이 기다렸다. 그동안 연습도 많이 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조성환의 당찬 각오에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