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팀이 졌기 때문에 홈런의 의미가 없다”. 한화 김태균(26)은 올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가 그 누구보다 남달랐다. 지난 2년 간 김태균은 퇴보했다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그 사이 라이벌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동갑내기 이대호(롯데)가 2년 연속으로 리그를 지배하는 압도적인 활약으로 추월해버렸다. 어느덧 연봉도 7000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이대호는 이대호, 김태균은 김태균이다. 비교를 떠나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마찬가지로 크다.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장종훈 타격코치로부터 집중 지도를 받은 김태균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5푼1리·4홈런·9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올 시즌 대활약을 예고했다. 그러나 과한 훈련이 결과적으로 독이 되어버렸다.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오른쪽 옆구리 근육통으로 개막 후 6경기에 결장했다. 그 사이 한화는 1승5패로 추락했다. 김인식 감독이 개막 5연패를 끊은 뒤 “김태균이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김태균이 4번 타자로 원대 복귀했음에도 팀은 아직 확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김태균은 뒤늦게 복귀한 후 6경기에서 타율 2할8푼·3홈런·8타점으로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6경기에서 홈런 3개를 칠 정도로 홈런 페이스가 좋다. 하지만 팀 성적은 2승4패. 김태균이 홈런을 친 3경기에서 한화는 전패했다. 홈런 3개 모두 끌려다니던 경기를 1점차로 좁히는 영양가 만점 대포였지만 팀 승리로는 이어지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김태균은 “팀이 패한 경기에서 홈런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화는 김태균이 홈런 아치를 그린 20경기에서 15승5패라는 호성적을 냈었다. 김태균의 홈런이 곧 한화의 승리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마운드 침체 등 악재가 겹치며 이 같은 공식이 성립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태균 본인이 가장 답답하다. 홈런도 팀이 이겨야 빛을 보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법이다. 김태균의 분전은 대답없는 메아리가 되기 일쑤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야 한다. 김태균은 “옆구리 부상이 아직 완쾌되지 않아 마음을 비우고 타석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 더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4번 타자로서 하위권으로 추락한 팀 상황을 고려하면 그만큼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태균은 “홈런 개수에 연연하기보다는 안타를 많이 치고 싶다. 홈런 개수는 의식하지 않겠다”며 4번 타자로서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인식 감독 부임 후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한화에게 4번 타자 김태균은 빛과 희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