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 '홈런 불운' 또 재현
OSEN 기자
발행 2008.04.12 09: 15

[OSEN=이상학 객원기자] 또다시 홈런 불운이다. 지난해에는 장대비를 쏟아낸 무심한 하늘에 울었고, 이번에는 심판의 오심에 울어야 했다. 한화 베테랑 좌타 외야수 이영우(35)가 그 불운의 주인공이다. 이영우는 지난 1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5회말 1사 2루에서 삼성 안지만의 3구째 몸쪽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 폴 부근으로 향하는 타구를 날렸다. 치는 순간 이영우는 타구가 담장을 넘어갈 것을 확신했다. 남은 건 폴 안으로 들어갈 것인가 여부였다. 그러나 강광회 1루심은 두 팔을 들어 벌리며 홈런 대신 파울을 선언했다. 홈런임을 직감, 1루심과 같은 1루 라인에서 타구를 확인한 이영우는 두 팔을 번쩍 들어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영우의 타구는 파울로 처리됐다. 하지만 TV 중계에서 반복된 리플레이 장면에서는 이영우의 타구가 분명 노란색 폴 안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오심이었고 애꿎은 이영우만 홈런을 도둑맞고 말았다. 하지만 육안으로 확인하기에는 애매한 타구였고, 한화 코칭스태프도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은 채 경기가 속개됐다. 한화의 한 프런트는 “심판의 뜻에 따라야죠”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이영우는 계속된 공격에서 4구째 공을 공략, 우중간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홈런이 인정됐으면 5-4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역전 홈런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심판도 사람이기에 오심을 할 수도 있는 법이다. 그러나 하필이면 불운의 주인공이 이영우라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이 크다. 이영우는 지난해에도 홈런이 무효가 된 기억이 있다. 지난해 6월28일 대전 KIA전에서 2회말 2사 만루에서 손영민으로부터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만루홈런을 작렬시켰다. 2007시즌 첫 홈런이자 군제대 후 첫 홈런으로 기록되는 순간. 그러나 3회초 KIA 공격에서 거짓말처럼 천둥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쏟아진 장대비로 중단된 경기는 노게임됐고, 이영우의 홈런도 무효됐다. 결국 이영우는 지난해 단 하나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이영우가 무홈런으로 시즌을 마친 건 데뷔 후 처음있는 일이었다. 전성기 이영우는 기본적으로 3할 타율과 함께 15개 안팎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였다. 올 시즌에도 이영우는 아직까지 홈런이 없다. 지난 2004년 9월21일 잠실 두산전 6회초에 터뜨린 솔로 홈런이 마지막 홈런으로 기록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이영우는 홈런을 누구보다 기다렸다. 11일 삼성전에서 이영우는 소원을 성취할 수 있었지만 오심으로 결국 실패했다. 덩달아 한화도 전세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다. 비록 2년째 홈런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이영우지만, 올 시즌 타격감이 좋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지난해는 군제대 후 첫 시즌이라 감각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부상이라는 악재까지 따랐다. 올 시즌에도 어깨 부상으로 아직 외야 수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타격감각은 괜찮다. 12경기에서 37타수 10안타, 타율 2할7푼·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이 3할은 안 되지만,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경기가 단 3경기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꾸준함을 이어가고 있다. 김인식 감독도 꾸준히 이영우를 5번 클린업 트리오에 배치하며 믿음을 보내고 있다. 현재 기세를 이어간다면 곧 홈런포를 신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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