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프런트, 입장권 부탁에 몸살
OSEN 기자
발행 2008.04.12 12: 44

"요즘엔 전화 받는 게 두렵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 직원들이 지인들의 입장권 부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 시즌 7위로 마감한 롯데는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외국인 사령탑을 영입하며 시즌 초반부터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11일 현재 8승 3패로 SK, 삼성과 더불어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의 성적과 구단 직원들의 입장권 부탁은 비례하는 셈. 최근 기자와 만난 구단 직원 A 씨는 "전화 번호를 바꾸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 놓았다. 하루에도 50통 이상 입장권을 부탁하는 지인들의 전화에 시달리는 A 씨는 "팀이 이겨서 기분 좋지만 밀려오는 입장권 부탁에 난감하다. 입장권만 구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선수들의 사인볼과 유니폼을 달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사람들이 야구단에 근무하면 입장권과 사인볼, 유니폼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부탁을 거절하면 '야구단에 일하면서 그런 것 하나 못해주냐'며 인심 잃기 딱 좋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B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분이 제 명함을 들고 와서 표를 달라고 말한다"며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평소에는 연락도 하지 않다가 입장권 때문에 전화오면 섭섭할 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선수단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들도 직접 사비를 털어 입장권을 구매해 지인들에게 건네준다. 대부분 10장 단위로 구입하기 때문에 부탁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푼돈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당사자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팀의 선두 질주가 분명히 반가운 소식이지만 지인들의 끊임없는 입장권 부탁은 롯데 구단 직원들에게 행복한 비명을 넘어 고통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hat@osen.co.kr 지난 11일 평일임에도 2만 6830명의 만원에 육박하는 관중이 들어찬 사직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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