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태클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MBC 주말 예능 '명랑히어로'가 초반 자리 잡기에 애를 먹고 있다.
12일 TNS미디어의 전국 시청률 조사 결과는 5.4%. 오후 5시 비슷한 시간대의 경쟁 프로인 KBS 2TV '스타골든벨'이 9.8%를 기록하고 있는 데 비해 많이 뒤처지고 있다. SBS 강호동의 '스타킹'도 8.4%로 앞서가는 중이다.
'명랑히어로'의 출연진 면면은 화려하다. 오랜만에 친정 MBC로 복귀한 스타 아나운서 김성주를 비롯해 김구라 김국진 박미선 윤종신 신정환 이하늘 등으로 진용을 짰다. 멤버 각자가 한 주 동안의 화제거리를 찾아서 이를 갖고 토론을 벌여 행복 아이디어를 짜낸다는 구조다.
결국 '명랑히어로'의 형태는 MC들의 입담에 기대는 토크쇼. 김구라 김국진 윤종신 신정환 등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심야 인기 예능코너 '라디오스타'의 주말 오후 버전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문제는 방송 시간대다. 주말 오후 5시30분 시작 시간은 가족 단위 시청자들이 TV 앞에 도란도란 앉기 시작할 무렵이다. 그러나 '명랑히어로' 제목이나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를 높이자'는 당초 의도와 달리 이 프로의 방송 내용은 다소 무겁고 진지하다.
절대 가벼울 수 없는 사회 문제들을 이슈로 삼다 보니 주고 받는 대화들도 덩달아 심각해지기 일쑤다. 여기에 김구라의 독설과 박미선의 태클이 출연자 대화 사이를 휘저으면서 '명랑히어로'의 분위기를 무겁게 가라앉히는 장면도 자주 목격된다.
이날 방송에서는 그나마 메인 MC격인 김성주가 대화 비중을 조금 높이면서 한결 부드러운 진행을 보였다. ‘학교 내 폭력’에 관한 소재에서 김성주는 “아나운서 사이에도 군기 교육이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지금까지 숨겨왔던 신입 아나운서 시절의 비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시청자 반응은 다양하다. 방송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여러 방면에 개성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재미있다' 'MC들의 역할 분담이 잘 이루어져 마음에 든다' '빨리 자리를 잡아가는 게 느껴진다' 등의 긍정적인 글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가족 시간대에 방송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여전히 끊이질 않았고, 김구라의 독설을 비난하는 시청자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김구라 부분에 대해서는 '설정이고 웃길려다 보니 당연히 독설을 해야한다'와 '갈수록 심해지고 지나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어찌됐건 예능 프로의 존폐를 결정하는 건 시청률이다. SBS가 이경규 김용만을 앞세워 야심작으로 내보냈던 '라인업'이 결국 폐지된 것도 MBC '무한도전'의 벽에 막혀서 시청률이 4%선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상당수 마니아 팬을 확보했던 '라인업'이지만 폐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명랑히어로'도 마찬가지다. 논란을 이끌고 화제를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관건은 이제부터다. 가족 시간대 예능 프로로서 자리를 잡으려면 다수의 '말없는' 시청자층을 확보해야 장수 프로그램으로 남을수 있다는 지적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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