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탬파베이 레이스 우완 류제국(25)이 메이저리그 승격 4일 만에 다시 트리플A로 강등됐다. 탬파베이는 13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직후 우완 제프 니맨을 승격시키는 대신 류제국을 더램으로 옵션 조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탬파베이는 지난 9일 3선발 맷 가자가 오른팔을 다쳐 부상자명단(DL)에 오르면서 류제국을 급히 호출했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가자의 선발 공백을 류제국이 아닌 지난 2004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인 니맨으로 메울 계획이었다. 니맨이 이제는 메이저리그에 올라설 때가 됐다는 판단과 함께 니맨과 가자의 등판일이 맞아떨어진 점도 고려 사항이었다. 류제국을 불펜에서만 대기시칸 배경에는 이런 이유가 자리잡고 있었다. 류제국의 마이너리그 옵션이 올해로 마지막이며 이미 개막전 로스터에서 제외하며 옵션을 사용한 점, 옵션은 연간 단위로 계산돼 시즌 도중 언제든지 승격과 강등을 반복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사항이었다. 구단이 지시를 한 이상 류제국은 다시 더램으로 이동, 선발 수업을 계속 쌓게 됐다. 류제국은 빅리그 승격 전 더램의 3선발이었다. 그러나 탬파베이 선수단의 일관성 없는 선수단 운영, 그리고 선수와의 약속을 다시 한 번 어겼다는 점에서 뒷말을 남기고 있다. 탬파베이는 시범 경기 막판 "마이너리그에서 좀 더 기다리면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로 기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에도 류제국을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때 마다 "다음에는 빅리그 선발 기회를 주겠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불펜에 구멍이 뚫렸을 때만 부랴부랴 류제국을 불렀을 뿐 약속한 선발투수로는 한 번도 기용하지 않았다. 선수 기용이 구단의 고유권한이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선수와의 약속을 밥먹듯이 깨는 행태는 다른 구단에선 쉽게 보기 어렵다. 류제국은 "시카고 컵스에 있을 때만 해도 구단은 칼 같이 약속을 지켰다. 선발 등판을 약속하자 진짜 내게 선발 기회를 줬다. 그런데 탬파베이는 말을 너무 쉽게 하고 너무 쉽게 어긴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과정은 매끄럽지 않지만 마이너리그 강등이라는 결과가 나온 이상 구단 지시를 따르는 수밖에 없다. 더램에서 선발투수로 진가를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류제국은 내년 시즌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으면 구단을 떠날 수 있다. 최고 유망주들이 가득해 쉽게 기회를 잡기 어려운 탬파베이가 아니더라도 다른 구단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관건은 타 구단이 탐낼 만한 성적을 트리플A서 꾸준히 올리는 것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