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역시 베테랑은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삼성의 ‘살아있는 전설’ 양준혁(39)이 침묵을 깨고 불꽃타를 터뜨렸다. 양준혁은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첫 멀티히트를 3안타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2할대 언저리였던 타율도 2할5푼으로 바짝 끌어올렸다. 양준혁은 슬로 스타터로 유명하다. 올 시즌에도 출발은 그리 좋지 못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무안타 경기가 3차례밖에 되지 않았지만, 좀처럼 연타를 터뜨리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 선동렬 감독은 “1할대 타율 같은데 그래도 2할은 쳤다. 시즌 막판에는 언제 그랬냐는듯 3할을 치는 선수 아닌가. 안타를 못 치더라도 볼넷으로 꼭 출루한다”고 양준혁에게 두터운 신임을 보냈다. 그러나 전날 경기에서 양준혁은 자진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될 정도로 좋지 않았다. 대타로 나와지만, 중견수 뜬공으로 맥없이 물러났다. 하지만 이날 다시 5번 지명타자로 원대복귀해 부활의 3안타를 작렬시켰다. 3회초 경기 주도권을 잡는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때린 데 이어 5회초와 7회초에도 각각 유격수 쪽 내야안타와 우익수 앞 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선동렬 감독도 “양준혁이 3안타로 중심타선에서 잘해줬다. 부진에서 벗어나 다행이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양준혁은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양준혁은 “전지훈련 때부터 발목이 아픈 바람에 러닝을 많이 하지 못했다. 그래서 배트스피드가 조금 떨어진 것 같다”며 “지금 슬럼프 기간이지만, 아직은 시즌 초반일 뿐이다.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망의 2000안타를 달성한 베테랑다운 여유가 물씬 풍겨지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