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한 요미우리 이승엽(32)이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이번 2군행은 일본 진출 이후 네 번째이다. 모두 타격 부진 때문이었지만 내용은 달랐다. 그러나 2군행에서 많은 것을 얻었고 다시 보란듯 일어났다. 일본 진출 첫 해인 지난 2004년 5월 11일 극심한 슬럼프를 보이자 당시 소속팀 롯데 마린스의 바비 밸런타인 감독은 2군행 조치를 내렸다. 이후 이승엽은 24일 만에 1군에 복귀했다. 타율 2할4푼, 14홈런, 50타점. 한국 프로선수들의 일본 진출 1년 징크스를 못피했지만 일본 투수들에게서 많은 것을 느꼈고 이듬해 도약의 값진 경험이 됐다. 2005시즌은 2군에서 출발했다. 시범경기에서 20타수1안타로 부진에 빠졌고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혀 목과 손가락 부상을 당해 개막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후 4월 3일 1군에 복귀했다. 올스타 브레이크에서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지 않고 컨디션 조절차 2군에서 경기를 했다. 이승엽은 밸런타인 감독의 플래툰시스템으로 인해 들쭉날쭉한 출전을 하면서도 30홈런을 때려냈고 한신 타이거즈와의 일본시리즈에서 3홈런을 터트터리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2006시즌은 풀타임 1군이었다. 요미우리 이적과 함께 71대 4번타자로 기용됐다. 41홈런, 108타점, 3할2푼3리로 고군분투했다. 요미우리는 이승엽 혼자 야구를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승엽은 왼 무릎 통증을 느끼면서도 경기 출전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근성을 보여주었다. 시즌 오프 이후 30억 엔의 잭팟을 터트렸다. 그러나 2007년 다시 슬럼프가 찾아왔다. 7월12일 요미우리 이적 후 처음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팀은 5연패에 빠져 있었고 이승엽은 타율 2할5푼4리 15홈런 46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이승엽은 이때 왼쪽 엄지 관절염 판정을 받았고 2군행을 자청했다. 이승엽은 12일 만에 복귀와 함께 연타석 홈런포를 날렸고 시즌 막판 리그 우승에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2008년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개막과 함께 무홈런이고 1할3푼5리, 2타점에 불과했다. 왼 엄지인대 접합수술 이후 완전치 않은 상태였지만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페이스를 너무 일찍 끌어올렸고 베이징올림픽 예선대회에 출전했다. 결국 컨디션 조절 실패로 이어졌고 슬럼프에 빠졌다. 2군행이 차라리 잘 된 일로 보일 정도로 극심한 부진이었다. 그러나 차분히 충분한 재충전 기간을 보내면 다시 이승엽 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도 "차라리 잘됐다며 다시 시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위기에서 언제나 오뚝이 처럼 일어났던 이승엽이었다. 앞선 2군행의 역사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sunny@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