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초유의 3년 연속 40세이브에 도전하고 있는 오승환(삼성)이 시즌 초반부터 세이브 부문에서 독주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나머지 마무리투수들은 자칫 ‘오승환의 들러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추격자들에게는 목표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동기 부여다. 오승환을 쫓다 보면 분명 기대이상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오승환을 쫓고 있는 추격자들의 현주소를 들춰본다. LG 우규민 지난해 풀타임 마무리투수 첫 해부터 30세이브를 따낸 우규민은 사이드암 투수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마무리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7경기에서 1패 3세이브 방어율 1.50을 기록 중이다. SK와의 개막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침착하게 잘 마무리하고 있다. 세이브 3개 중 2개가 동점 및 역전 주자가 있는 박빙의 상황에서 거둔 터프세이브였다. 우규민은 양적으로 부족한 팀 불펜 사정상 주자가 꽉찬 긴박한 상황에서 자주 등판하는 부담이 있지만 선전하고 있다. 올 시즌 우규민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1할2푼5리에 불과하지만, 승계주자 실점률은 42.9%로 매우 높은 편. 탈삼진을 잡을 수 없는 마무리의 비애다. 롯데 임경완 롯데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으며 가공할 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마무리투수 임경환에게는 세이브가 많지 않았다. 확 달라진 팀 타선이 경기 초반부터 다득점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아간 바람에 임경완에게는 세이브 기회가 많이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임경완은 3차례 세이브 기회를 모두 성공시켰다. 세이브가 안되는 상황서 등판했을 때 실점 탓에 방어율은 4.26으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3세이브는 모두 1점차 살얼음 리드를 지켜낸 알짜배기 세이브였다. 그러나 투구내용은 불안한 편. 지난 13일 사직 KIA전에서 병살타로 만루위기를 넘기고 승리하자 포수 강민호와 마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처럼 얼싸안았다. 극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대목이다. 두산 정재훈 정재훈은 지난 3년간 93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103개) 다음 많은 세이브를 올린 투수가 바로 정재훈이다. 매년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정재훈에 믿음을 보였다. 한층 좋아진 공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변함없이 1이닝 마무리로 제한하고 있다. 지난 2005년 구원왕을 차지할 때에도 정재훈은 51경기에서 56이닝만 던졌다. 김경문 감독의 스타일이다. 올해에도 정재훈은 4경기에서 3⅓이닝을 던져 3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안타는 하나밖에 맞지 않았고, 볼넷은 2개뿐이다. 매경기 탈삼진을 하나씩 잡아냈다. 그러나 긴박한 상황에서는 등판하지 않았다. 물론 정재훈은 주자가 없을 때보다 있을 때 더 강한 ‘특수’ 체질이다. KIA 한기주 구위만 놓고 볼 때는 오승환에 가장 근접하는 마무리투수가 바로 한기주다. 지난해 한기주는 풀타임 마무리투수 첫 해 25세이브를 올렸다. 1998년 임창용 이후 9년 만에 호랑이굴에서 20세이브 투수가 탄생했다. 그러나 팀이 최하위로 추락하는 바람에 세이브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올해도 이 같은 불운이 반복될 조짐이다. 시범경기에서 10승3패로 1위를 차지한 KIA는 막상 정규리그에서는 3승10패로 또 다시 최하위가 됐다. 한기주는 2차례 세이브 기회에서 2세이브를 기록한 것이 전부다. 방어율은 제로이며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0점대(0.60)다. 피안타율도 1할2푼5리이고, 9이닝당 탈삼진도 10.8개에 달한다. 그러나 가혹할 만큼 기회가 없다. SK 정대현 지난해 정대현은 방어율 0.92를 기록했다. 1993년 선동렬 이후 14년 만의 ‘0점대 방어율’ 마무리투수였다. 데뷔 후 가장 많은 27세이브를 따내며 SK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오승환이 부상으로 빠지자 마무리를 맡아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예선-최종예선에서 맹활약했다. 그러나 후유증으로 왼쪽 무릎 통증이 도져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다. 이 와중에도 구원승으로만 2승을 챙겼다. 세이브는 1개. 2승1패 방어율 2.70을 기록 중이다. 현재 조웅천과 함께 사실상 더블 스토퍼로 기용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의 배려다. 그러나 이닝당 출루허용률(1.65)과 피안타율(0.385) 수치가 나빠진 것은 사실이다. 하루빨리 정상 컨디션을 회복해야 한다. 나란히 3세이브를 거둔 정재훈-우규민-임경완.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