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대하사극 ‘대왕세종’의 파격 편성이 단행된 지 2주가 지났다. 그 동안 KBS 1TV를 통해 방송되던 드라마를 지난 5일부터 광고를 붙일 수 있는 2TV로 옮기고 시간대도 9시 초반대로 앞당겼다. 그런데 2주가 지난 지금 그 결과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지난 5일 편성 변경 후 첫 방송에서 12.4%(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자료 기준)의 시청률을 보였던 ‘대왕세종’은 6일 15.9%, 12일 14.5%, 13일 16.1%를 기록했다. 이 수치들은 채널을 옮기기 직전 주말 시청률인 16.9%, 19.4%(3월 29, 30일)와 비교하면 한참이나 떨어진다. 평균 시청률도 1TV에서 방송될 때는 20.1%였고 2TV에서는 14.7%다. 물론 KBS가 ‘대왕세종’의 채널과 시간대 변경을 통해 얻으려 했던 가장 큰 목적은 광고수익이다. 채널 변경과 동시에 어쨌든 광고 수익(월 약 28억 원)은 올리게 됐으니 소기한 바를 이뤘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광고 수익이 드라마의 경쟁력 저하를 바탕으로 얻는 결과물이라면 그 판단은 재고가 필요하다. 이번 편성 변경의 가장 큰 문제점은 ‘KBS 9시뉴스’와 ‘대왕세종’의 시청자층이 비슷하다는 데 있다. 밤 9시 뉴스는 전통적으로 남성 시청자들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이고 ‘대왕세종’ 또한 정치 드라마적 색채가 강해지면서 30~50대 남성 시청자들이 즐겨 보는 드라마가 됐다. 그런데 ‘대왕세종’의 편성 변경은 결과적으로 이 두 프로그램을 맞세워 버렸다. 이 같은 사실을 두 가지로 설명이 된다. 하나는 ‘대왕세종’의 편성 변경 이후 ‘9시 뉴스’의 시청률이 동시에 떨어졌다는 것과 ‘대왕세종’과 경쟁하던 SBS TV ‘조강지처 클럽’과 MBC TV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시청률은 되레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9시 뉴스’는 3월 29, 30일 각각 12.9%와 14.4%를 기록했지만 변경 후인 4월 5, 6일엔 10.1%, 13.8%에, 12, 13일엔 11.6%, 13.9%에 머물렀다. 방송 종사자들은 ‘편성이 만사’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산다. ‘대왕세종’의 침체가 계속된다면 시청자층을 세밀하게 분석하지 못한 편성담당자들에게 원성이 쏟아지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