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할 수 없는 패배가 이어지고 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KIA가 쓰라린 연패와 함께 깊고 깊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개막을 앞두고 당당한 4강 후보로 꼽힌 KIA였지만 행보는 그렇치 못했다. 개막 3연패와 함께 3승4패로 힘을 되찾는 듯 했으나 다시 6연패의 수렁으로 추락했다. 문제는 10패 가운데 납득할 수 있는 패배가 있었는가이다. 패배는 여러 가지다. 스스로 납득이 될 정도로 패배였다면 깨끗이 잊을 수 있다. 열심히 경기를 했는데 힘에서 밀렸다고 보면 된다. 또 한 가지 패배의 유형은 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이다. 선수들의 실력보다는 불가항력 때문에 지는 경우들이 있다. 매년 한두 경기 있기 마련이다. 패배도 아쉽지만 다음에는 행운이 올 것으로 믿고 잊을 수 있다. 마지막 패배의 유형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진 것이다. 찬스에서 한 점만 뽑았으면 이길 수 있고, 수비가 뒷받침 됐다면 이길 수 있고, 불펜에서 한 타자만 잡으면 이길 수 있는 경기들이 있다. 이런 패배가 많으면 여러가지로 힘들어진다. 이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다.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후유증이 남는다. 억울하고 답답하다. 공교롭게도 KIA는 납득 못하는 패배가 줄곧 이어지고 있다. 팽팽한 경기를 하거나 또는 리드를 잡았지만 어설픈 타격이나 주루 또는 수비로 무너진다. 뽑을 점수는 못뽑고 안줘야 되는 점수를 내준다. KIA의 어느 코치는 "개막 이후 모든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KIA의 납득한 패배를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최희섭의 부진으로 대변되는 중심타선의 침체. 극심한 득점타 빈곤증, 불펜의 약화. 결정적인 수비 실수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타순이나 수비에서 새로운 변화를 주게되면 이상하게도 그쪽에서 문제가 생긴다. 연패가 길어지면서 사기 저하와 함께 납득할 수 밖에 없는 패배로 이어진다. 단체경기에서 사기 저하는 치명적이다. 지난해 KIA는 5월 중순께 최하위로 떨어진 이후 일어나지 못했다. 선수들의 줄부상이 컸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선수들이 일찌감치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다. 지금 KIA 팀 분위기는 침체에 빠졌고 선수들은 의기소침해 있다. 선수들은 적극성과 과감성도 떨어지고 있다. 성적보다는 지금 KIA 선수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문제들이다. 의욕의 회생 없이는 힘들다. 상상하기 힘든 최하위로 추락한 가운데 조범현 감독을 비롯한 KIA 벤치는 회생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sunny@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