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31. 두산 베어스)가 결국 2군서 적응기를 가지게 됐다. 두산은 14일 김선우를 2군으로 내려보내고 신인 포수 김재환(20)을 1군으로 올렸다. 두산 관계자는 "아무래도 동계훈련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고 시범경기 등판도 1경기에 그쳤다. 대표팀 차출로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도 많지 않았다"라며 "적응기를 갖기 위해 잠시 2군서 구위를 연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우의 올 시즌 성적은 3패 방어율 7.30(14일 현재)이다. 지난 8일 한화 이글스전서 6이닝 5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13일 LG 트윈스전서는 2⅓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김선우는 13일 경기 후 "LG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와 투심으로 땅볼을 유도하려 했다. 그러나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안타를 많이 내줬다"라며 경기를 자평했다. 사실 지난 3경기서 김선우의 직구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최고 구속이 149km에 달할 정도였고 8일 한화전서도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변화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비를 넘지 못한 것이 컸다. 김선우는 지난 시즌 전반기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 A 프레즈노 그리즐리스서 뛸 때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김선우가 지난해 퓨쳐스게임 전까지 13경기 53⅓이닝 동안 2승 4패 방어율 7.83을 기록했다. 제구가 가운데로 몰려 피안타가 73개에 달했고 피안타율도 3할4푼3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김선우는 퓨처스 게임 후 10경기서 65이닝 6승 2패 방어율 2.63으로 날아올랐다. 투심의 제구력이 갖춰지면서 피안타율도 2할8푼4리까지 떨어뜨렸고 65이닝 동안 13개의 볼넷을 내주는 데 그쳤다. 8월 셋째주에는 '이주일의 투수'로도 선정되며 위력을 과시했다. 김선우가 성공적으로 1군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제구력 완비'가 우선시된다. 김선우가 제구력을 갖추고 1군 선발진에 복귀한다면 두산은 지난 시즌 다니엘 리오스(36. 현 야쿠르트)의 역할을 김선우에게 맡길 수 있다. 김선우 또한 리오스처럼 땅볼 유도 능력과 탈삼진 능력을 동시에 갖춘 투수이기 때문이다. 더 큰 도약을 위해 한 걸음 후퇴한 김선우. 그의 2008시즌 활약에 두산의 성적이 함께 달려 있다. chu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