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식스맨이 챔프전 향방을 가른다. 오는 17일부터 원주 동부와 서울 삼성은 2007~20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에서 시즌 최후의 승자를 가린다. 양 팀 모두 각각 높이의 KCC와 스피드의 KT&G를 꺾고 챔피언결정전이라는 무대에 오른 이상 팀 컬러 논쟁은 이제 의미가 없다. 결국은 마지막까지 팀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팀이 2007~20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의 챔피언이 될 수 있다. ▲ 삼성, 전 포지션의 안정화 안준호 삼성 감독은 "한두 명의 부상에는 흔들리지 않는 농구가 삼성"이다고 말할 만큼 안정적인 벤치 운영을 선호한다. 그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 앞서 가드, 포워드, 센터 포지션에서 각각 한 명씩의 식스맨을 발굴했다. 삼성의 '작지만 강한 농구'를 펼칠 수 있는 또 한 명의 벤치주전을 준비해놓은 셈이다. 첫 등장은 박영민이었다. 수비 전문선수였던 박영민은 플레이오프에 들어 고감도의 슛 감각을 자랑하는 등 이규섭의 빈 자리를 메우며 맹활약을 펼쳤다. 삼성이 LG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달릴 수 있던 데는 박영민의 역할이 컸다. 이원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강혁의 부상을 완벽하게 메운 이원수는 LG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3점을 득점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원수가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삼성의 외곽능력은 한층 더 강력해진다. 또 노장 센터 박훈근의 존재도 든든하다. 플레이오프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위기 상황에서 감독의 부름을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는 박훈근은 높이의 동부와의 대결에서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 동부, 플레이오프는 경험 반면 전창진 동부 감독은 "플레이오프에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 전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6라운드부터 경험이 풍부한 양경민과 이세범에게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플레이오프에는 탄탄한 수비에 높이가 가미된 농구 외에도 '한 방'과 '스피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결국 양경민은 전 감독의 지지 위에 부활에 성공했고, KT&G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1점 4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애초 양경민이 수비가 뛰어난 장신(193cm) 외곽슈터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2, 3쿼터 김주성의 운신 폭이 더욱 넓어지기 때문이다. 또 동부에 빠른 농구를 이식시킨 이세범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주전 가드 표명일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펼치는 이세범은 동부가 플레이오프에서 전혀 다른 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원인이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7전 4선승제로 치러지는 장기 레이스다. 결국 뛰어난 백업멤버, 즉 식스맨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셈이다. 특히 양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각각 적지 않은 수준급 식스맨을 발굴했기에 2, 3쿼터서 예상되는 이들의 대결이 승부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