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 ‘제2의 홈구장’ 청주구장이 확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을 맞이한다. 지난해 청주시는 50억 원을 투자해 1979년 완공돼 낡을 대로 낡았던 청구구장을 대대적으로 개보수했다. 6개 조명탑에 설치된 조명등을 1500룩스·288개로 바꿨고 마운드 및 외야 잔디도 업그레이드됐다. 수용관중이 1만 여 석에서 7000여 석으로 줄었지만 관중석을 안락한 등받이 의자로 교체해 편의를 도모했다. 15일부터 17일까지 한화는 우리 히어로즈를 맞아 올 시즌 처음으로 청주구장에서 3연전을 치른다.
한화는 전신 빙그레 시절이었던 1991년부터 청주구장을 제2의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한 시즌 12경기 정도를 청주구장에서 치렀다. 특히 김인식 감독 부임 후 청주구장 승률이 매우 높아졌다. 2005년에는 8승1무2패라는 압도적인 승률을 냈고, 2006년(6승3패)·2007년(4승2패)에도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3년간 한화의 청주구장 승률은 무려 7할2푼에 달한다. 타자친화적인 구장에서 한화가 다수 보유한 장타자들이 화려하게 빛을 발했다.
지난 3년간 청주구장에서 열린 26경기에서 홈런은 총 69개가 터졌다. 한 경기 꼴로 2.65개의 홈런이 생산됐다. 투고타저 시기였던 지난 3년간 프로야구 경기당 평균 홈런은 1.35개였다. 청주구장에서는 거의 2배 가까이 많은 홈런이 나왔다. 지난해까지 청주구장은 좌우 펜스거리가 99m로 다른 구장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가운데 펜스거리가 110m로 짧았다. 외야가 타원형이 아니라 일직선에 가까워 좌중간이나 우중간 쪽 깊숙한 뜬공도 홈런으로 연결되기 일쑤였다.
50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새 단장한 청주구장이지만 여전히 타자친화적인 구장이 될 전망이다. 백네트를 5m 뒤로 밀렸을 뿐 중앙(110m), 좌우(99m) 거리는 그대로다. 장타자들이 많은 한화로서는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장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이는 다른 팀에도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일이지만 한화는 예부터 대전구장에서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했다. 이는 대전구장뿐만 아니라 청주구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3년간 한화는 청주구장에서 41홈런을 친 동안 피홈런은 28개밖에 되지 않았다. 득점(142점)도 실점(123점)보다 훨씬 많았다. 같은 조건에서라도 한화의 성적이 더 좋았다.
지난 1~3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3연패하며 시즌 초반 하위권 추락한 한화는 올 시즌 첫 청주 3연전에서 히어로즈에 설욕을 노린다. 히어로즈도 클리프 브룸바·이택근·정성훈·송지만·이숭용 등 강타자들이 많은 팀이라 어느 때보다 난타전이 예상되고 있다. 한화는 덕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3연전 첫 경기에서는 양훈이 선발로 예고된 가운데 정민철·유원상이 뒤이어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양훈의 통산 청주구장 성적은 1패 방어율 9.00이고 정민철은 14승15패1세이브 방어율 3.22. 지난 3년간 한화의 청주구장 팀 방어율은 4.04로 같은 기간 리그 전체 평균 방어율(3.90)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었다.
한편, 주목해야 할 변수는 이도형이다. 처가가 청주에 있는 이도형은 청주경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02년 한화 이적 후 청주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10홈런·31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무려 0.571. 김인식 감독은 처가가 청주에 있는 이도형을 배려해 청주경기 때마다 주전으로 기용하곤 했다. 올해 9경기 중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대타로 출전한 이도형은 8타수 2안타, 타율 2할5푼·5타점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첫 청주경기에서도 이도형이 ‘장모님 피자’를 먹고 불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을지 자못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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