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선수에 대한 편견은 내가 걷어낸다'. 1996년 드래프트 대상자 범위가 고졸선수들까지 확대된 이후 프로야구 신인지명서는 몇 가지 편견이 있었다. '단신 선수는 풀시즌을 뛰기에 체력이 달려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대학 선수를 뽑는 것보다 4살 더 어린 고교 유망주를 지명하는 것이 더 좋다'라는 의견이었다. 특히 오랫동안 야구에 매달려 온 대졸선수들의 프로 입성 무산은 선수 개인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2005 시즌 신인왕 오승환(26. 삼성 라이온즈, 단국대 졸)의 성공 이후 점차 대졸 선수들의 지명이 많아졌으나 이들이 현재 프로야구 신인지명의 대세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공,수,주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던 단국대 외야수 장지현(25. 상무)은 2차지명서 어느 팀에도 선택받지 못한 채 군입대를 택했다. 그러나 올 시즌 프로무대를 밟은 나지완(23. KIA 타이거즈), 모창민(23. SK 와이번스) 등은 소속팀의 기대를 모으며 하루하루 성장해나가고 있다. 구경백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는 "좋은 선수들이다. 프로 첫 시즌부터 맹활약을 펼치기는 어렵겠지만 각자 특색을 갖춘 좋은 선수들로 앞으로 지켜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할8푼8리 11홈런 32타점을 기록하며 단국대 타선을 이끌었던 나지완은 올시즌 1할8푼2리 1타점(14일 현재)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서 3할1푼8리 2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던 기세는 온 데 간 데 없다. 직구 타이밍에 맞춰 승부하다보니 정작 변화구 대처에는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그러나 13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현재 나지완의 프로 첫 해를 실패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특히 나지완은 지난해 5할1푼9리의 출루율과 7할9푼6리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선구안과 장타력에서 모두 최고 수준임을 과시했다. OPS가 1.315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비록 대학무대서 기록한 것이기는 하지만 나지완의 기록들은 많은 것을 보여준다. 특유의 빠른 배트스피드를 기본으로 하고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대처능력을 갖춘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타자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준다. 성균관대 졸업 후 SK의 2차 1순위로 입단한 모창민은 '대학야구계의 알폰소 소리아노(32. 시카고 컵스)'로 불리운 호타준족형 유망주다. 시범경기서 2할9푼7리 5타점 7도루를 기록했던 모창민은 지난 8일 광주 KIA전서 프로 첫 홈런을 끝내기 솔로포로 장식하는 감격을 맛봤다. 모창민은 대학시절부터 승부처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모창민은 지난해 2할9푼3리(106타수 31안타)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결승타 부문서는 2위(5개)를 기록했다. 베이스에 출루하면 100m를 11초8에 주파하는 빠른 발로 상대 투수를 흔들 수 있는 무서운 주자이기도 하다. 모창민의 현재 성적은 1할5푼4리에 1홈런 6타점으로 나지완처럼 기대 이하다. 그러나 모창민은 "신인으로서 기량을 쌓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열심히 훈련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현재 성적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사회체육이나 체육 특기자의 재사회화 체계가 발달되지 않은 국내무대서 대학 선수들은 졸업 후 설 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구경백 홍보이사는 이들을 거론하면서 "나지완과 모창민은 대학 4년 간 열심히 훈련하면서 기량 발전을 이룬 선수들이다. 이들이 훗날 성공을 거둔다면 대학 선수들을 보는 눈 또한 달라질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대졸 선수로 기대를 모으며 프로 무대에 입성한 나지완과 모창민.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또한 야구 팬들에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chul@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