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갔다 온' 김재박, "야구 알 수 없어요"
OSEN 기자
발행 2008.04.15 23: 07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54) LG 트윈스 감독이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김 감독은 15일 잠실 KIA전서 천신만고 끝에 10-9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첫 3연승을 구가했다. 김 감독은 먼저 천국의 달콤함을 맛봤다. 선발 봉중근이 마운드에서 호투하는 사이 타선이 일찌감치 폭발, 1회 선취점에 이어 4회 집중 5안타로 대거 7점을 추가하며 8-0으로 크게 앞서나갔다. 평소같으면 승부는 결정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잠시 방심하는 사이 지옥의 악마가 다가왔다. KIA는 5회 김주형의 솔로 홈런, 6회 3점을 뽑으며 추격에 나서더니 9회 마지막 공격서 최희섭의 투런 홈런, 투수 정찬헌의 송구 실책 등을 앞세운 무서운 집중력으로 5득점, 전세를 뒤집었다. LG의 허무한 패배가 눈앞에 다가온 순간, 천국의 문은 다시 열렸다. 9회말 마지막 공격 1사 후 이종렬의 적시타 등 연속 3안타로 9-9 동점을 만든 데 이어 2사 만루에서 대타 김용우의 끝내기 몸에 맞는 볼로 결승점을 뽑았다. 10-9로 한편의 드라마를 연출하며 승부를 마감했다. 지난 주말 '서울 라이벌' 두산과의 경기에서 0-5로 뒤졌다가 7회 대거 6점을 뽑으며 역전승을 거뒀던 LG로서는 8-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뼈아픈 역전패를 당할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것이다. 연일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맛보고 있는 김재박 감독은 경기 후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이 승리를 만들어냈다"며 긴 한숨을 몰아쉬었다. 한편 조범현 KIA 감독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리마의 교체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게 아쉽다"며 씁쓸해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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