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제2의 피코타가 되는 것일까. 한화의 뒷문이 불안하다. 마지막까지 경기를 안심하고 볼 수 없다. 한여름 귀신의 방보다 무서운 체험을 연일 하고 있다. 마무리로 데려온 외국인 좌완 브래드 토마스(31)가 공포극장의 주인공이다. 구대성의 무릎 수술에 따른 재활로 초반 결장이 불가피해지자 외국인 투수를 마무리로 데려왔지만 성적이 영 신통치 않다. 지난 2002~2003년 한화에서 마무리로 활약한 레닌 피코타 못지않은 애간장 피칭으로 한화 팬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있다. 토마스는 올 시즌 7경기에서 1패 2세이브 방어율 4.05를 기록 중이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무려 1.65이며 피안타율도 3할3푼3리에 달한다. 득점권 상황에서도 10타수 5피안타 1볼넷으로 피안타율이 무려 5할이나 된다. 승계주자 실점률도 40.0%(2/5)로 매우 높다. 지난 1일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에서는 1점차 리드에서 역전 끝내기 안타를 맞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화끈하게 불을 질렀다. 올 시즌 토마스는 세이브 상황에서 깔끔하게 마무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토마스는 최고 150km를 상회하는 광속구를 던지는 전형적인 파이어볼러다. 지난 2000년 메이저리그에서 5번째로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투수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다. 2005~2006년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서도 제구력이 결정적인 문제로 작용했다. 올해 한국에서도 제구가 문제다. 6⅔이닝 동안 볼넷은 2개밖에 되지 않지만, 공이 높게 몰리는 바람에 타자들의 눈높이에 들어와 그대로 통타당하고 있다. 장타는 맞지 않고 있지만 연타에 위태위태 흔들리고 있다. 이같은 토마스의 불안 불안한 곡예 피칭은 지난 2002~2003년 한화에서 마무리로 활약한 파나마 출신 피코타를 연상시킨다. 피코타는 2시즌 동안 9승 12패 29세이브 방어율 3.63을 기록했다. 데뷔 첫 해에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이듬해 불안한 마무리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전 시즌 무리한 피칭으로 구위가 무뎌져 한 타자, 한 타자를 막는 것이 힘겨웠었다. 2003년 피안타율이 무려 2할8푼6리였다. 9회만 되면 마운드에 다이너마이트를 폭발시키는 애간장 피칭으로 ‘불꽃타’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얻어야 했다. 현재 토마스의 피칭은 피코타 못지 않게 불안하다. 김인식 감독도 “점수를 너무 우습게 내준다. 구위는 정말 좋은데 공이 자꾸 높게 형성된다. 딱 틀어막는 것이 필요한데 아직 그런 것이 없다”고 아쉬워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 구대성이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해 마무리로 원대 복귀한다면 토마스는 선발로 돌아갈 여지가 남아있다. 토마스는 마이너리그에서 10년간 등판한 207경기 가운데 선발등판이 171경기나 된다. 과거 피코타도 한국에 오기 전이나 떠난 후 대만에서 선발투수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당분간 토마스는 뒷문을 지켜야 한다. 한화의 딜레마이자 공포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