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출신 프로 6년차 이성렬(24.LG 트윈스)이 본연의 타격을 되찾으며 유망주의 허물을 서서히 벗기 시작했다. 이성렬은 지난 15일 잠실구장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2번타자 겸 우익수로 출장해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이전 경기까지 1할2푼5리의 빈타로 허덕였던 이성렬은 KIA전을 통해 슬럼프 탈출의 호기를 잡았다. 장기인 타격을 살려 포수가 아닌 외야수로 전향한 것은 니혼햄 파이터스서 포지션 전향으로 성공을 거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3루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5)를 연상케 한다. 오가사와라 또한 1997년 니혼햄에 포수 요원으로 입단했다. 그러나 이듬해 야쿠르트서 이적해 온 노구치 도시히로(37. 한신)가 주전 포수자리를 꿰차면서 오가사와라는 1루와 외야를 전전했다. 오가사와라가 기량을 꽃피우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99년 오가사와라는 주전 1루수 니시우라 가쓰히로(2005년 니혼햄 은퇴)를 외야로 밀어내고 1루에 정착하면서 2번타자로 출장해 2할8푼5리 25홈런 83타점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3할2푼9리 31홈런 102타점 24도루로 호타준족의 면모를 과시했다. 모두 '번트가 없는 2번타자'로 거둔 성적이다. 이성렬 또한 KIA전서 2번타자로 출장해 2개의 2루타로 득점 찬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타점을 올리는 능력을 보여주며 전형적인 2번타자의 틀을 깼다. 이성렬이 2번타자로 출장한 11경기 36타석서 기록한 번트는 단 하나에 그친다. 이성렬은 1회말 선두타자 이대형(25)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상황서 우익수 쪽으로 떨어지는 2루타로 단숨에 무사 2,3루를 만들었다. 4회말 무사 2,3루서는 우익수 키를 넘는 2타점 2루타로 8-0을 만들며 초반 상승세에 기여했다. 그러나 이성렬이 이날 타선서 펼친 활약으로 확고한 위치를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성렬은 6회초 윌슨 발데스(32)의 우전안타 성 타구를 뒤로 빠뜨리며 타자 주자를 3루까지 진루시켰다. 1루주자 이용규(23)의 3루 진루를 막기 위해 서둘렀던 것이 실책의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타격을 더욱 가다듬는 동시에 수비서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숙제가 쌓여있다. 오가사와라는 두 시즌 동안 2번타자로 맹활약한 뒤 2001년부터 니혼햄 중심타선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성렬 또한 LG가 미래를 보고 키우는 '거포 유망주'다. 이성렬이 '잠실의 오가사와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LG 팬들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chul@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