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이승엽(32. 요미우리)과 한솥밥을 먹었던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우완 제레미 파웰(32)이 이중계약 파문의 한 축이었던 오릭스 바펄로스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다. 파웰은 지난 15일 오사카 교세라돔서 열린 오릭스전서 6이닝 동안 5피안타(피홈런 2개) 2실점의 호투를 선보이며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고 치른 시즌 첫 등판서 승리를 따냈다. 특히 파웰의 승리는 스토브리그 동안 이중계약 파문으로 골머리를 앓게 했던 오릭스를 상대로 따낸 것이라 선수 본인에 더욱 값졌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요미우리서 방출된 파웰은 지난 1월 오릭스와 연봉 5500만 엔에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웰의 에이전트 측은 이에 대해 "오릭스가 파웰의 자택으로 보낸 계약서는 4장 중 첫 장과 마지막 장밖에 오지 않았다. 원칙은 계약에 대한 상세설명이 부가된 4장이 모두 와야 하는 법"이라고 밝혔다. 뒤이어 에이전트 측은 "상세 설명도 없었을 뿐더러 번역조차 되어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오릭스는 계약에 대한 빠른 답변만을 강요했다. 선수 인권이 무시된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웰은 소프트뱅크와 연봉 1억 엔에 계약을 체결했다. 오릭스는 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고 고이케 퍼시픽리그 회장은 두 구단의 의견을 수렴한 뒤 "소프트뱅크에 대한 계약을 우선시 한다. 단 파웰의 선수 등록은 6월 23일 이후에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파웰은 이 조치에 반발하며 "나는 소프트뱅크 선수단의 일원이다. 시즌 초부터 팀을 위해 던지고 싶다"라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결국 지난 3월 네고로 일본야구기구(NPB) 커미셔너대행이 나서 두 구단의 파웰 등록 절차를 모두 취소한 뒤 새로 소프트뱅크의 파웰 영입을 확정짓는 안을 내놓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우여곡절 끝에 소프트뱅크의 유니폼을 입게 된 파웰은 오릭스를 상대로 가진 첫 등판서 승리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파웰의 계약건은 선수 인권이 유린당한 사례에 대해 올바른 대처법을 알려주고 있다. '가이진(外人)' 파웰은 적극적인 대처로 일본서의 영구제명 위기서 벗어나는 동시에 선수로서의 생존권까지 찾아냈다. chul@osen.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