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잠실 드라마'에서 희망 보여줬다
OSEN 기자
발행 2008.04.16 10: 29

"희망을 보여주었습니다". KIA가 지난 15일 잠실 LG전에서 쓰라린 재역전패를 당하고 7연패에 빠지자 이튿날 오전 구단 홈페이지 팬커뮤니티 호랑이 사랑방에 어느 팬이 올린 글의 제목이다. 0-8에서 한 점씩 추격을 벌여 9회초 9-8로 일시 역전을 이끌었던 힘에 대해 많은 박수를 보내는 내용이었다. 물론 소방수 한기주의 블론세이브와 재역전패를 책망하는 팬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이날 경기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개막 후 무기력증에 빠진 KIA 선수들이 아니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LG 투수들을 공략했다. 이같은 힘은 9회초 2사 후 무려 5점을 뽑아내는 결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모든 선수들이 혼연일체로 움직였다. 최고참 타자 이종범도 대주자로 등장, 3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몸을 날렸고 역전극을 이끌어냈다. 선수들은 누구라도 할 것 없이 후속타자들에게 찬스를 이어주기 위해 몰입하는 경기를 했다. 아울러 숨죽였던 거포 최희섭은 7-8로 추격하는 130m짜리 중월투런포를 작렬, 재기의 신호등을 켰다. 또 다른 기대주 김주형은 추격의 신호탄이 된 솔로홈런을 비롯해 4안타 2타점을 쏟아냈다. 이용규도 3안타를 터트려 3할 타율에 복귀하기도 했다. 또 다른 팬은 "오늘은 KIA 타이거즈가 아니라 해태 타이거즈를 보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해태선수들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강한 근성과 포기하지 않는 승부욕을 모처럼 보았다는 의미이다. 팬들은 이날 경기를 통해 7연패를 당했지만 앞으로 회생할 수 있다는 희망의 신호을 본 것이다. KIA 선수들은 지난 가을과 스프링캠프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땀을 흘렸다. 시범경기에서도 1위를 차지해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 하지만 개막후 극심한 득점타 빈곤으로 꼬이기 시작, 집단슬럼프 조짐을 보였고 무기력한 경기를 계속했다. 선수들은 잠실혈투를 통해 무엇이 살고 이기는 길인지를 알게 됐다. 팬들은 잠자고 있던 호랑이들의 승부 본능이 되살아난 것으로 믿고 있다. 과연 팬들의 기대와 희망 만큼이나 KIA 선수들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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