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육상부'라고 불릴 만큼 준족들이 즐비하다. '30도루 트리오' 이종욱(28)-고영민(24)-민병헌(21)을 비롯해 김현수(20), 오재원(23), 이대수(27) 등 주전 선수 가운데 단독 도루 능력을 갖춘 타자가 가장 많은 팀. 올 시즌 도루 10위권 안에 무려 다섯 명의 선수가 포함돼 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도루에 대한 두 가지 시각을 가졌다. 김 감독은 지난 15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도루가 좋지만 선수들의 체력 소모도 만만찮다"고 말했다. 팀 도루 1위(27개)를 기록할 만큼 팀 전력에서 빠른 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은 셈. 김 감독은 "(이)종욱이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6년 51차례 베이스를 훔치며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쥔 이종욱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나 슬라이딩을 시도할 때 복부에 큰 충격을 받아 탈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지 말라고 주문하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김 감독은 "감독이 이야기하게 되면 선수들이 위축될 수 있다. 담당 코치에게 의견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몸에 밴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게 된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잘 하면 시도해도 되나 못 하면 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며 한 베이스를 진루하는 도루는 팀 공격의 활력소이지만 '일장일단'이라는 말처럼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존재한다. 팀 도루 1위를 달리지만 김 감독의 고민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what@osen.co.kr 이종욱이 한화전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도루하는 모습.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