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런던, 이건 특파원] 지난 10월 돌연 사임한 조세 무리뉴 감독을 대신해 첼시의 지휘봉을 잡은 아브람 그랜트 감독. 이스라엘 출신의 그는 선수들과의 잦은 불화와 언론과 팬들의 냉대 속에서도 6개월간 팀을 꾸려나갔다. 그는 이런 와중에서도 팀을 리그 2위,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끌어올리며 어느 정도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다른 팀도 아닌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첼시를 맡은 사령탑 치고는 현재의 성적이 그리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다. 4경기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역전 우승의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이고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만약 이번 시즌 첼시가 무관으로 그치게 된다면 그랜트 감독은 감독 자리를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에게 자진 반납해야 할지도 모른다. 야심차게 출발했던 그랜트 감독이 왜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올 시즌 그랜트 감독이 치른 최악의 경기 6경기를 뽑았다. 이 경기들만 살펴보더라도 첼시가 지금 이런 상황에 처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12월 26일, vs 아스톤빌라(4-4 무승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경기였다. 첼시는 비록 2명의 선수가 퇴장당하기는 했지만 미하엘 발락의 멋진 골로 4-3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아스톤빌라가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얻으며 4-4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내용이나 매너 면에서 모두 진 거나 매한가지의 경기였다. ▲ 2월 10일, vs 리버풀(0-0 무승부)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경기.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에 패해 역전할 수 있었던 좋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첼시 역시 홈에서 비기며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 2월 24일, vs 토튼햄(1-2 패배) 시즌 첫 번째 결승전이었던 칼링컵 결승전. 첼시는 전반 선제골을 넣으며 여유있게 앞서나갔다. 그러나 후반들어 수비수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연장전에서 상대 수비수 조너선 우드게이트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우승을 코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 3월 8일, vs 반슬리(0-1 패배) 칼링컵을 놓친 첼시는 FA컵에서 순항 중이었다. 라이벌 맨유가 전날 경기에서 포츠머스에게 패해 탈락이 확정되자 첼시는 마치 FA컵 우승이라도 한 듯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반슬리에게 일격을 얻어맞았고 결국 FA컵 8강전에서 챔피언십(2부리그) 팀에게 패배하는 아픔을 맛보았다. ▲ 3월 10일, vs 토튼햄(4-4 무승부) 그랜트 감독의 열악한 마무리 능력을 보여준 한판. 후반 들어 첼시는 3-1로 앞서나갔다. 감독에게 여유로운 마무리가 요구됐던 상황. 그러나 그랜트 감독은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결국 4-4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 4월 14일, vs 위건(1-1 무승부) 우승에 대한 희망이 꺾인 경기. 첼시는 홈에서 위건을 맞아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후반 10분 에시엔의 득점으로 첼시는 앞서갔지만 경기 종료 직전 헤스키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승점 1점 추가에 그치고 말았다. 이로써 첼시는 4경기를 남겨두고 승점이 5점차로 벌어져 사실상 역전 우승이 상당히 힘들어지게 됐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