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한 팀에 강한 선수가 있다. 그리고 이런 선수를 불러 '킬러'라고 말한다. 이진호(24)가 '대구 킬러'라며 장남석(25)은 '울산 킬러'다. 울산과 대구는 16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삼성 하우젠컵 2008' B조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울산과 대구는 지난 정규리그 4라운드에서 이미 한 번 격돌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장남석과 이진호가 있었다. 당시 장남석은 울산을 상대로 경기시작 40초 만에 첫 골을 터트리는 등 두 골을 기록하며 부상에서 부활했음을 선언했다. 이진호도 막판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팀의 패배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진호는 이번 만큼은 팀에 패배가 아닌 승리를 안기겠다는 각오다. 이진호 자신이 광주 상무 시절부터 유난히 대구에 강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이진호가 넣었던 두 골 중 한 골이 바로 대구전에서 넣은 골이었고, 올 시즌도 교체로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전에서 만회골을 기록했다. 여기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 페레이라가 적응 문제 등으로 부진했던 것과 달리 제 페이스를 찾은 것도 큰 힘이다. 또 이번 대결의 장소가 대구가 아닌 울산이라는 것도 호재로 작용한다. 울산은 홈에서 대구에 단 한 번의 승리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대구는 울산 원정에서 지금까지 4무 6패만을 기록했다. 반면 대구는 울산전 두 골에 이어 전북전에서 추가골을 터트리며 두 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벌이고 있는 장남석을 앞세워 또 한 번 울산전 승리를 노린다. 빈 공간을 파고드는 장남석의 날카로운 골 감각은 9골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충격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던 2006년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대구 공격의 축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이근호의 존재도 장남석의 활약에 큰 기대를 하게 만드는 요소다. 좌우 빈 공간을 파고드는 두 선수의 하모니는 상대팀 수비수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여기에 하대성과 에닝요의 측면 지원과 장경선과 조형익 등의 후방 지원도 무시할 수 없다. 올 시즌 대구는 공격축구를 표방하며 실점을 두려워하지 않는 경기를 펼쳐왔다. 대구를 만나는 팀은 본연의 팀 컬러와 상관없이 빠른 전개로 펼쳐지는 공방전을 벌여야 했다. 이번 울산과 대구의 컵대회 2라운드도 화끈한 공격 대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팬들로서는 양 팀 킬러들의 대결을 맘껏 구경할 수 있는 장이 될 전망이다. stylelomo@osen.co.k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