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들은 항상 ‘사랑’과 ‘결혼’이라는 삶의 한 연장선상에서 주요 소재를 삼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능 버라이어티에도 이 같은 ‘결혼 코드’들이 대거 등장,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예전 붐을 일으켰던 연예인들의 짝짓기 열풍 프로그램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셈이다. 스타들은 가상 결혼 체험에 나서고, 케이블에선 결혼하지 않은 남녀 일반인들이 한 집에서 동거하는 리얼리티가 브라운관을 타고 속속들이 방영중이다. 채널 ETN에서 방송중인 ‘응삼아 장가가자’에서 응삼이 박윤배는 아예 프로그램에서 재혼상대자를 구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먼저 시청률을 위해 순수하고 위대한 감정인 사랑을 이용한다는 측면이다. ‘응삼이 장가가자’에서 출연하는 여성은 박윤배와 무려 33살 차이가 난다. 보는 이들의 미간을 찌푸려지게 하는 장면들도 서슴지 않고 등장한다. 최근 유행처럼 번진 리얼리티가 하다못해 사랑까지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있다는 측면이다. 하지만 그 뒤로는 ‘대리만족’이라는 코드가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기혼자의 경우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며 신혼 때의 추억을 떠올리거나 미혼자의 경우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결혼 생활에 대해 나름의 예상도를 느끼게 해준다고 입을 모은다. 가짜지만 진짜같은 스타들의 결혼생활을 보는 것도 흥미있는 일이라는 애기다. 이 두 가지의 측면은 묘하게 얽히며 이런 류의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과거 연예인들의 짝짓기 프로그램의 몰락을 생각해 볼 때 이 같은 ‘결혼 코드’ 프로그램들의 흥미 한 켠에는 걱정과 우려감이 혼재한다. ‘사랑’과 ‘결혼’이라는 신성한 소재를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곳에 더 많은 추를 올리는 순간, 그 아차함이 프로그램을 무너지게 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yu@osen.co.kr MBC '우리 결혼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