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함으로 50년 패티김, 벽 허물고 팬에 다가서다
OSEN 기자
발행 2008.04.17 01: 56

패티김(70)의 가수 인생 50년은 도도함과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그런 그녀가 데뷔 후 처음으로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 패티김은 16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 팍 도사’에 출연했다. 데뷔 후 첫 출연한 TV오락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힘들게 했던 과거, 길옥윤과의 이혼 이유, 가족사 등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패티김은 말 그대로 ‘스타’였다. 사람들의 동경이 대상이었지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10대, 20대 젊은층은 ‘패티김’이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어떤 인물인지 잘 모른다. 방송에 잘 출연하지 않고 신비주의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무릎 팍 도사’에서도 패티김은 도도한 모습이 여지 없이 드러났다. MC 강호동이 “한번도 지각 한 적 없다고 들었는데 오늘 녹화에 30분이나 지각했다”고 몰아세우자 “나는 절대 지각 안한다. 오늘도 일찍 도착해 MBC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다 스태프의 전화를 받고 이동했다. 스태프가 연락을 늦게 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왜 바로 녹화장으로 오지 않고 MBC 주위를 배회했냐”고 강호동이 재차 묻자 “그럼 촬영장에서 돌아다니느냐? 보기 좋지 않다”고 딱 잘라 말했다. 한국 가수 최초로 일본 초청을 받아 NHK 방송에서 공연했을 때도 패티김은 당당했다. 패티김은 “처음 일본 진출에 기대되고 초조했다. 일본 사람들이 키가 작으니까 커 보이려고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꽉 끼는 긴 드레스를 입었다. 높은 구두를 신고 머리도 올려 최대한 크게 보이게 해 기를 죽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NHK로부터 기모노를 선물로 받았지만 입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한복을 입고 방송을 출연했다. 그만큼 자존심 세고 고집 있었다. 길옥윤과 이혼할 당시에도 패티김이 다른 사람(현 남편)과 사랑에 빠져 가난하고 착한 남편을 버렸다는 여론이 많았다. 그녀는 신경쇠약으로 무대에서 쓰러질 정도로 힘들어하면서도 일언반구하지 않았다. 방송에서 처음으로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하며 “나의 삶과 음악, 음악 인생을 위해 절대 부정한 짓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가수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게 느껴진다. 그런 그녀가 변한 것은 50살로 접어 들면서다. 갱년기에 접어든 패티김은 우울증에 걸렸다. “나는 도도해야 돼, 강해야 돼”라고 주문을 걸 듯 다짐하고 살아온 만큼 힘든 시기가 10년이나 지속됐다. 호되게 앓고 나서야 “이제 좀 겸손해지자”는 마음을 먹었다. 이제 그녀는 변했다. 대중 앞에서 힘들었던 과거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고 팬들한테도 살갑게 다가갈 줄 안다. 그러나 “다시 태어나도 가수 패티김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가수로서의 자부심은 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miru@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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