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 도움' 이진호, '대구 킬러' 명성 입증
OSEN 기자
발행 2008.04.17 08: 21

역시 이진호(24)는 '대구 킬러'였다. 올 시즌 공격축구로 명성을 쌓고 있는 대구를 상대로 이진호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지난 16일 저녁 울산 문수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컵 2008' B조 3라운드 울산과 대구의 경기에서 이진호는 염기훈의 선제 결승골을 돕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측면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침착하게 받아 염기훈과 함께 만든 작품이었다. 물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플레이는 아니었다. 전반 내내 분주히 움직이기는 했지만, 감독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진호는 후반 시작과 함께 페레이라와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진호는 이날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나 자신이 발전할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러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나 자신에게 실망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이진호는 "대구만 만나면 유난히 강한 느낌이다"며 자신감에 찬 표정을 지었다. 이진호의 자신감은 기록에서 드러난다. 올 시즌 포항과의 홈 개막전에서 첫 골을 터트린 이진호의 공격 포인트는 2골 1어시스트다. 그런데 그 중 1골 1어시스트가 바로 대구전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6일 대구 원정에서 영패를 모면할 수 있던 것은 이진호의 만회골이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광주 상무에서 활약하던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이진호가 더욱 대구에 강함을 알 수 있다. 지난해 부상으로 24경기 출전에 그쳤던 이진호는 자신이 기록한 2골 중 1골을 대구전에서 기록했다. 물론 선수가 특정 팀에만 강하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한 팀에만 강하다는 선입견이 선수 자신에게 한계로 다가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그러지 않을 경우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진호의 생각은 후자에 가깝다. 그리고 이진호는 대구전에서 얻은 성과를 자신의 입지를 다질 기회로 삼을 생각이다. 오는 5월 부상에서 복귀할 루이지뉴, 브라질리아, 양동현 등 얼마든지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다. 이진호는 "전지훈련에서 많은 준비를 했지만, 아직까지 30%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감독님이 장신 공격수에게 원하는 간결한 플레이를 수원전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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