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이제 투수들만 좋아지면 잘 되겠어”. 독수리 군단이 본격적으로 비상을 시작했다. 한화는 지난 15,16일 청주 히어로즈전에서 2연승했다. 시즌 두 번째 2연승. 3연전 첫 2경기에서 연승한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최근 4경기에서 3승을 올리며 창단 첫 개막 5연패 그림자를 지웠다. 최근 10경기에서도 SK-롯데 다음으로 좋은 5승5패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시즌 전부터 ‘앓는’ 소리만 했던 한화 김인식 감독도 “이제 투수들만 더 좋아지면 잘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전력이 살아나고 있다. 다이너마이트 폭발 한화의 힘은 역시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다. 덕 클락-김태균-이범호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중량감은 가히 8개 구단 최고라 할 만하다. 실제로 한화는 올 시즌 3~5번 클린업 트리오 장타율이 0.503으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랭크돼 있다. 3~5번 타순에서 홈런이 10개나 터졌다. 클락과 김태균이 각각 3·4번 타순에서 4홈런씩 때렸으며 이범호도 5번 타순에서 1홈런을 기록했다. 중심타선의 또 다른 요새인 김태완도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4번 타자로 나서 홈런을 하나 터뜨렸다. 특히 최근 경기에서 타선이 부쩍 힘을 내고 있다. 최근 5경기 평균 안타가 9.6개나 된다. 득점도 5.4점이로 많은 편이다. 최근 5경기에서 홈런도 6개나 터졌다. 중심타선과 함께 테이블세터도 재발견했다. 16일 히어로즈전까지 한화는 1~2번 테이블세터 출루율은 리그 최하위(0.304)였다. 고동진이 팔꿈치 부상으로 올 시즌 7경기밖에 뛰지 못한 가운데 1~2번 돌격대장들이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16일 히어로즈전에서 1번 이영우와 2번 윤재국이 나란히 3루타 하나 포함해 2안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포문을 열었다. 테이블세터가 득점 기회를 더 자주 제공해준다면 중심타선의 위력은 배가될 것이 자명하다. 마운드 안정화 한화는 올 시즌 기록한 6승을 모두 선발승으로 따냈다. 지난해에도 한화는 67승 가운데 53승을 선발승으로 기록했다. 선발승 비율이 무려 79.1%로 8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선발진에 대한 의존도가 그 어느 팀보다 높은 팀이었기에 갑작스런 선발진 붕괴는 시즌 초반 한화의 추락을 야기했다. 경기 종반까지 리드당할 경우 따라가는 힘이 떨어지는 한화로서는 선발투수들의 활약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괴물 에이스’ 류현진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없었다. 한화의 시즌 첫 4승 중 2승을 류현진이 책임진 것에서 잘 나타났다. 김인식 감독은 “류현진이 나오는 경기에서만 이기니 이거야 원”이라며 푸념을 해야 했다. 하지만 ‘희망의 땅’ 청주에서 시즌 초반 3연패 충격을 안긴 히어로즈를 상대로 선발진의 부활을 재확인했다. 15일 경기에서는 양훈이 6⅓이닝 무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펼쳤고, 16일 경기에서도 정민철이 몇 차례 고비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피칭으로 5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선발투수가 5회 전까지 리드를 잡아주는 경기에서 한화는 필승이었다. 올 시즌 한화는 5회 이전까지 리드한 7경기에서 5승2패로 호성적을 냈다. 타선이 위력적인 한화에서 선발진 안정은 곧 승리다. 류현진·정민철 원투펀치의 부활과 유원상·양훈 등 젊은 투수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한화의 팀 방어율은 여전히 최하위지만 어느덧 4점대(4.96)로 내려갔다. 긴 안목 한화 김인식 감독은 시범경기 때부터 “우리 팀 전력이 제일 약하다”고 앓는 소리를 했다. 처음에는 엄살 정도로 들렸지만, 시즌 뚜껑이 열리자 한화는 정말 최하위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인식 감독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긴 안목을 갖고 팀을 운영했다. 산전수전 그리고 국제전까지 경험 풍부한 베테랑 감독답게 결코 선수들을 질책하거나 채근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연패를 당할 때에는 나도 화났다. 화나지 않을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선수들 앞에서 화를 내거나 질책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민철은 뒤늦게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뒤 “실망스러운 성적에도 믿고 기회를 준 코칭스태프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화의 시즌 초반 추락은 어쩌면 당연했다. 톱타자와 4번 타자 그리고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를 모두 잃은 채 시즌을 시작했다. 지금도 4번 타자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아직 팀에 복귀하지 않았다. 4번 타자 김태균은 아직도 옆구리 통증이 완쾌되지 않은 상태다. 구대성과 문동환 그리고 고동진 등이 부상을 털어내고 복귀할 시점에서 한화는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는 류현진·유원상·안영명·윤규진·양훈 등 마운드가 확 젊어졌고 타선에서도 김태완·이여상·이희근 등 젊은 선수들을 재발견했다. 시즌 초반 이런저런 악재 속에서도 한화는 선전하고 있고, 앞으로의 성적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저력은 역시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