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거포' 김주형, '이제는 외야수'
OSEN 기자
발행 2008.04.17 10: 39

KIA 타이거즈의 '거포 유망주' 김주형(22)이 공·수 양면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팀의 7연패를 끊었다. 김주형은 지난16일 잠실 LG 트윈스전서 4회 1타점 중전안타로 선제 결승타를 뽑아내며 팀의 1-0 신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야구인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바로 타격이 아닌 수비에 있었다. 이날 좌익수로 선발출장한 김주형은 5회말 2사 2루 상황서 나온 박용근의 2루타 성 타구를 악착같이 따라가 잡아내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만약 이 타구를 잡지 못했다면 승부는 1-1이 되어 선발 윤석민(22)의 승리와 팀의 7연패 탈출은 허무하게 날아가버릴 수 있었다. 이러한 위기상황서 김주형은 이를 악물고 따라가 키를 넘는 듯했던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낸 뒤 씨익 웃음을 짓고 3루 측 덕아웃으로 향했다. 그동안 수비에 약점을 보이며 '반쪽 선수'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를 받았던 김주형이었음을 생각하면 놀랄 만한 발전상이었다. 김주형은 경기를 마친 후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그러나 그의 호수비는 외야수로서 성공 가능성을 알려주는 동시에 근성 부족이라는 선입견을 조금이나마 희석시킬 수 있던 장면이었다. 김주형은 광주 동성고 시절 '제2의 김동주(두산)'라는 평가를 받으며 2004년 KIA의 1차지명 선수로 낙점받았다. 당시 김주형이 받은 계약금이 3억 원에 달했으니 그에 대한 팀의 기대가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난 4시즌 동안 김주형이 기록한 성적은 2할4리 10홈런 36타점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는 6월 한 달간 2할8푼6리 6홈런 12타점으로 잠재력을 꽃피우는 듯했으나 후반기 갑작스럽게 당한 교통사고로 아쉬움을 곱씹었다. 배팅 파워는 진작부터 인정받았으나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졌고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로 선수 본인 또한 위축되었던 것이다. 김주형 본인도 최근 한 인터뷰서 "수비가 약점이라고 지적받다 보니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것이 어이없는 실책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핫코너' 3루를 떠나 외야 전향을 꾀한 김주형은 LG전서 보여준 천금같은 수비로 팀을 구하며 자신의 존재가치까지 부쩍 높였다. 아쉬움으로 점철된 4시즌을 보낸 김주형. 그는 이제 외야수로 '비상(飛上)'을 꿈꾼다. chul@osen.co.kr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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