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본 센트럴리그에서 나타난 가장 뚜렷한 기현상은 우승후보 또는 100승 후보까지 거론됐던 요미우리의 부진이다. 이와 맞물려 또 하나 흥미로운 대목은 요미우리의 영원한 숙적 한신 타이거스가 리그를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한신은 개막과 함께 경이적인 승리 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6일 현재 13승3패 승률 8할1푼3리를 기록하며 타 팀을 압도하고 있다. 구단 역사상 개막 초반 가장 높은 승률이다. 아울러 여섯 차례의 3연전 카드에서 모두 승수가 많았다. 역시 구단 신기록이다. 팀 기록을 보면 마운드가 돋보인다. 팀 방어율 2.04에 불과하다. 선발투수 4명이 방어율 10걸 안에 들어았다. 40살의 노장 시모야나기 쓰요시가 3승 무패 방어율 1.17(2위), 용병 스캇 애치슨이 3승 방어율 1.42(3위), 신예 이와타 미노루가 2승 방어율 1.42(3위), 안도 유야가 2승 방어율 2.25(6위)에 포진해 있다. 여기에 구보타 도모유키(방어율 1.74, 9홀드), 와타나베 료(방어율 1.69, 5홀드)의 강력한 허리진이 버티고 있다. 소방수 후지카와 규지는 9세이브(1위)를 따내며 방어율 1.00로 뒷문을 틀어막고 있다. 또 한 명의 불펜투수 제프 윌리엄스가 부상과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지만 마운드의 밸런스가 최강이다. 타선은 다른 팀에 비해 썩 두드러지지 않는다. 팀타율은 6개 팀 가운데 4위. 팀 득점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착실한 팀 배팅과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으로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꼭 뽑는다. 탄탄한 수비진의 지원까지 더해져 최소실점(34점)을 기록 중이어서 필요한 점수만 뽑으면 승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연속경기 풀타임 출장 기록을 경신 중인 4번타자 가네모토 도모아키(40)와 FA 이적생 아라이 다카히로가 3번타순에 포진해 해결사로 맹활약해주고 있다. 두 선수는 'AK 콤비'로 일컫어지며 28타점을 합작하고 있다. 톱타자 아카하시 노리히코는 3할5푼6리, 7도루, 도리타니 다카시도 타율 3할4푼5리로 타선에 불을 지펴주고 있다. 반면 홈런타자들이 즐비한 요미우리는 구단 역사상 최소 경기 10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홈런은 가장 많지만(20개) 최저타율(.217), 팀득점 5위(50점)에 그쳐 있다. 말 그대로 홈런 아니면 득점이 안되는 팀이다. 팀 방어율 4.56으로 5위. 마운드 역시 불안하기 그지없다. 우에하라 고지, 다카하시 히사노리, 우쓰미 데쓰야, 그레이싱어 등 선발진이 모두 부진에 빠져있다. 이같은 한신의 초강세가 언제까지 갈 지는 모른다. 아직은 시즌 초반인데다 부상 등 여러 가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강한 마운드를 보유해야 강한 팀이 될 수 있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센트럴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주니치도 팀 방어율 2.08에 불과하다. sunny@osen.co.kr 한신의 일본 국가대표 마무리 후지카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