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이도형, "장모님께 보답해 기쁘다"
OSEN 기자
발행 2008.04.17 22: 23

[OSEN=이상학 객원기자] 역시 청주구장에서는 배리 본즈도 부럽지 않았다. ‘청주 사나이’ 이도형(33)이 청주에서 또 일을 냈다. 이도형은 17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우리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3-4로 뒤지던 9회말 2사 2·3루에서 히어로즈 구원투수 조용훈의 2구째 공을 받아쳐 깨끗한 중전안타로 2·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작렬시켰다. 한화는 이도형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4로 재역전승하며 시즌 첫 3연승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9회말 2아웃’ 승부였다. 3-0으로 앞서다 7~9회 불펜진 난조로 3-4로 역전된 한화는 자칫 최근 상승 분위기가 꺾일 수 있는 위기였다. 9회말에도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두타자 김민재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윤재국이 히어로즈 유격수 황재균의 실책으로 출루해 찬스를 이어갔다. 1사 2·3루에서 이범호가 포수 플라이로 물러나 2아웃으로 몰렸지만 대타로 등장한 이도형이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해결했다. 히어로즈는 이도형이 들어서자 베테랑 포수 김동수를 교체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흘려보낸 이도형이었지만 2구째를 놓치지 않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였고 3루 주자 김민재에 이어 2루 주자 윤재국까지 홈으로 내달려 득점에 성공, 극적인 재역전극이 완성됐다. 김인식 감독의 대타 작전이 그대로 먹혀들었고, 이도형도 믿음에 보답하는 순간이었다. 한화로서도 거의 빼앗겼던 승부를 승리로 되돌리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도형은 장모님에게 공을 먼저 돌렸다. 청주에 처가가 있는 이도형은 매년 청주경기에서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이도형의 장모님은 매년 한화의 청주경기가 치러질 때마다 ‘우리 사위 잘하라’는 뜻으로 한화 선수단에 피자를 돌려 화제를 모으곤 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피자도형’이었다. 김인식 감독도 그런 이도형을 배려해 중심타선에 배치했고, 이도형도 보란듯이 맹활약하며 김 감독과 장모님께 보답했다. 이도형은 2002년 한화 이적 후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이날 경기까지 포함 121타수 34안타, 타율 2할8푼1리·10홈런·33타점으로 청구구장에서 펄펄 날았다. 장타율은 무려 0.570. 출루율(0.343)까지 합한 OPS(0.913)는 웬만한 4번 타자 못지않았다. 청주구장에서 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15일 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3구 삼진을 당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날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청주 사나이로서의 명성을 이어간 이도형은 “청주에 올 때마다 장모님이 항상 선수단에 피자를 돌리셔서 다른 때보다 더 신난다. 오늘 끝내기 안타를 통해 장모님께 보답한 것 같아 정말 기쁘다”며 매년 사위 사랑을 몸소 실천한 장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처가가 있는 청주에서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존재가치를 떨친 이도형. 올 시즌 한화의 청주경기는 아직 9경기가 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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