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팬, "임수혁 기억해줘 고맙다" 감사 편지
OSEN 기자
발행 2008.04.18 22: 36

18일 목동구장은 우리 히어로즈와 롯데 경기에 앞서 전달된 뜻밖의 편지에 훈훈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자신을 '롯데 자이언츠 팬인 아지마(아줌마)'라고 밝힌 익명의 롯데팬이 히어로즈 선수단에 피자 10판과 편지 한 장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히어로즈 선수들께"로 시작하는 이 편지는 병상에 누워 있는 임수혁을 위해 행사를 열기로 한 히어로즈 측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임수혁은 지난 2000년 4월18일 LG전에서 2루에 서 있다가 갑자기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후 지금까지 의식을 찾지 못한 채 병상에 누워 있다.
히어로즈는 사고가 일어난 지 꼭 8년째가 되는 날인 이날부터 20일까지 목동 롯데 3연전에서 '영웅을 기억하며(Remember the Hero)'라는 주제로 임수혁 돕기 행사를 열기로 결정했다.
우리 담배의 후원으로 치러지는 이번 모금 행사는 막대풍선을 제작, 개당 1000원에 판매, 모금액 전액을 임수혁 선수 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20일 경기 시구는 임수혁 선수 부친인 임윤빈 씨가 시구에 나선다. 또 ‘임수혁을 사랑하는 모임(회장 김태운 / http://cafe.daum.net/2000418) 회원들이 직접 모금행사와 시구행사에 참여한다.
이 주부팬은 자신이 "롯데를 지독하게 짝사랑하는 팬"이라면서도 "그 동안 임수혁 선수를 잊지 않고 오랫동안 정성을 보내 오신 것을 언제나 기억하고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저 같은 주부팬에겐 임수혁 선수는 여러 자식 중 몸이 불편해 세상과 단절된 채 집에만 있어야 하는 가슴 아린 자식 같은 의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관심에 보답하고자 지난 겨울 '유니콘스에게 희망의 뿔을'이란 카페에 가입하기도 했다는 이 여성팬은 "이제 히어로즈 선수들도 응원하겠다"며 "시즌 마칠 때까지 건강하고 부디 올 시즌 '히어로'가 돼 달라"고 편지를 마쳤다.
▲편지전문
지난 겨울 누구보다 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여러분들처럼 산과 들의 나무들이 잎을 틔우고 꽃봉오리를 터뜨리고 있습니다. 참 눈부신 계절이지요.
저는 롯데 자이언츠를 지독히 짝사랑하는 팬입니다. 먼저 그동안 우리 선수인 임수혁 선수를 잊지 않고 오랫동안 정성을 보내오신 것을 언제나 기억하고 감사드립니다. 저 같은 주부팬에겐 임수혁 선수는 여러 자식 중 몸이 불편하여 세상과 단절된 채 집에만 있어야 하는 가슴 아린 자식 같은 의미입니다.
우리의 아픈 자식을 기억해주시고 이번 3연전에 고마운 행사까지 베풀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갚고자 지난 겨울 '유니콘스에게 희망의 뿔을'이란 카페에 가입해 여러분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엔 우리 선수들만 제 눈에 보였는데 이젠 '히어로즈' 선수들도 응원합니다. 주장이신 송지만 선수, 옛주장 이숭용 선수, 롯데팬들에겐 언제나 그리움인 전준호 선수,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박준수 선수. 이름을 다 적을 수는 없지만 모두 감사합니다. 시즌 마칠 때까지 건강하시고 부디 올 시즌의 '히어로'가 되어 주십시요.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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