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몸쪽 승부를 해야 된다". 김시진 전 현대 감독이 아끼는 제자였던 정민태(38)의 첫 피칭을 지켜본 소감이었다. 지난 18일 KBO 경기운영위원으로 광주구장을 찾은 김 전 감독은 우연찮게 제자 정민태의 선발 피칭을 지켜봤다. 광주구장의 경기운영위원실은 홈플레이트 바로 뒤쪽에 있다. 정확하게 정민태의 피칭을 관찰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정민태는 이날 한화전에서 이적 후 처음 선발 등판했으나 3⅔이닝 동안 만루홈런 포함 5피안타 3사사구 6실점으로 첫 승에 실패했다. 결국 4회를 막지 못하고 강판했다. 최고스피드는 143km, 투구수는 80개. 직구, 투심, 슬라이더, 슬로커브를 구사했다. 성적이 말해주듯 완전한 볼은 아니었다. 정민태가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김 전 감독은 "아직은 뭐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 표정이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만족할 수 없는 피칭이었다. 하지만 다음 등판에는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점을 지적했다. 몸쪽 승부를 피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나이가 든 고참투수들은 몸쪽 승부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볼끝이 무뎌지면서 큰 것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계심 때문이다. 그래서 바깥쪽 승부를 하는데 타순이 한 바퀴 돌면 쉽게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민태는 타순이 한 바퀴 돌고난 4회에 무너졌다. 김 전 감독은 바깥쪽 승부를 펼치다 무너진 것으로 보았다. 김 전 감독은 아울러 "(오른손타자) 몸쪽으로 체인지업을 던지면 다음에는 몸쪽으로 다시 빠른 직구를 던져 승부하는 게 좋다. 타자들이 눈에 익으면 장타가 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정민태는 첫 경기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해 다시 2군에서 훈련한다. 조범현 KIA 감독은 이날 한화에게 완패하자 정민태의 2군행을 결정했고 대신 내야수 유용목을 1군으로 승격시켰다. 정민태에게는 다시 2군에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라는 의미이다. 정민태는 경기 후 "아쉬운 대목들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제구력은 괜찮았다. 다음 경기에서는 잘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0승 이적 투수 정민태의 두 번째 출전은 열흘 뒤로 미뤄졌다. 다음 등판에서는 확실한 재기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KIA 타이거즈 제공.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