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죽인 극장가, 5월만 기다린다
OSEN 기자
발행 2008.04.20 08: 33

한국 극장가의 보릿고개가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다. 전통적인 비수기 3~4월에다 초여름을 방불케하는 덥고 화창한 날씨까지 맞물려 전국의 극장들이 파리를 날리는 중이다. 그러나 5월 시작과 함께 극장주들은 고민 끝, 행복 시작이다. 황금같은 연휴가 이어지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연달아 막을 올리며 관객 동원에 나선다. 한여름에 피크를 올릴 블록버스터 시즌 개막으로 수익과 관객에 목마른 극장가에는 해갈의 단비가 쏟아진다. 지난 주말 국내 박스오피스를 살펴보면 이번 보릿고개가 얼마나 심한 지를 알수 있다. 1위인 외화 '테이큰' 29만명을 시작으로 2위 '삼국지: 용의 부활' 18만명, 3위 'GP 506' 15만명, 4위 '연의 황후' 6만7000명, 5위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 4만6000명 등(영화진흥위원회 집계)으로 1~5위 총 관객이 70만명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보통 '스파이더맨'이나 '미션 임파서블' 등 인기 블록버스터 시리즈 한 편이 개봉 첫 주 100만에서 130만명 관객을 올리는 것과 크게 비교되는 수치다. 이같은 관객 가뭄이 3~4월 내내 계속된 게 국내 극장가다. 그나마 1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400만명에 이어 신예 나홍진 감독의 잔혹 스릴러 '추격자'가 2월 중순 개봉해 3, 4월을 관통하며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으로 흥행 영화의 명맥을 이었다. 올해 블록버스터 시즌의 물꼬는 30일 전세계 동시 개봉하는 새로운 슈퍼 히어로 영화 '아이언 맨'이 튼다. 음속 보다 빠르고 어떤 무기 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아이앤맨'은 철갑 수트로 중무장하고 등장했다. '아이언맨'은 미국 만화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마블코믹스의 최강 캐릭터 가운데 하나다. 천재적인 무기 발명가로 자신의 이익만 챙기며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던 토니 스타크. 그런 그가 게릴라 군대에 붙잡혀 위기에 처하자 철갑 수트를 급조, 탈출하면서 아이언맨이 탄생한다.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과거를 반성한 스타크는 이후 자신의 재력과 기술력을 총동원해 최고 성능을 가진 하이테크 수트를 만들어 입고 악당들을 물리친다는 게 '아이언맨'의 기본 스토리다. 토니 스타크 역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맡았고 '세븐'의 기네스 펠트로, '어거스트 러쉬'의 테렌스 하워드, 아카데미 수상 경력의 제프 브리지스 등 호화 캐스팅이다. 같은 날 한국영화로는 호스트들의 삶과 애환을 그린 '비스티 보이즈'가 막을 올린다. 하정우와 윤계상이 쌍두마차로 나서고 윤진서가 과감한 노출 연기를 펼친 것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5월 10일에는 올해 초 북미 박미오피스를 강타한 애니메이션 '호튼'과 비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피드 레이스'가 찾아온다. ''스피드 레이서'는 SF 액션 '매트릭스' 3부작을 통해 전세계 영화팬들을 흥분시킨 워쇼스키 형제의 최신작이다. 비는 이 작품에서 가업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신예 레이서로 출연했다. 비 외에 에밀 허쉬, 매튜 폭스, 크리스티나 리치, 수잔 새런든, 존 굿맨 등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등장한다. 15일에는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가 전편의 후광을 등에 업고 세계 시장을 다시 노크하며 22일에는 드디어 '인디아나 존스 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베일을 벗는다. 이날 국내 장편 상업영화 개봉작은 '인디아나 존스' 단 한 편뿐이다. 죠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 해리슨 포드의 3총사가 19년만에 다시 힘을 합친 이 영화의 파괴력은 그 만큼 강하고 위력적이다. 3, 4월 극장가 춘궁기를 5월의 블록버스터들이 얼마나 시원하게 날려버릴수 있을지 궁금하다. mcgwire@osen.co.kr '스피드레이서'(왼쪽)와 '인디아나 존스4' 영화사 제공.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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